[美 금리인상]은행 대출에도 영향… 주담대 5% 넘어설까

최재영 기자
입력일 2017-06-15 08:28 수정일 2017-06-15 17:13 발행일 2017-06-1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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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또다시 금리를 추가 인상하면서 국내 은행의 대출금리도 요동칠 전망이다. 특히 가계대출의 절반 수준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 연 5%를 넘어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의 통화정책결정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14일(현지시간) 마감한 이틀간의 정례회의에서 현재 0.75~1.00%인 기준금리를 1.00~1.25%로 올렸다

이에 따라 국내 가계대출 금리 인상도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집계 결과 가계대출 가중평균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지난 4월 기준 3.41%를 기록했다. 이는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8월(2.95%)보다 0.46%포인트 오른 수치다. 주담대 대출의 경우 같은 기간 0.51%포인트나 올라 상승 폭이 더 컸다.

시장에 3월 금리 인상분이 일부 반영됐지만, 추가로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특히 고정금리는 3월 들어 매일 금리가 오르는 상황이다.

신한은행의 금융채 5년물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는 3.43~4.54%로 올랐고 우리은행의 5년 고정혼합 상품도 3.49~4.49%로 계속 상승 중이다. KEB하나은행의 5년 고정혼합 상품은 3.49~4.81%로 전달보다 0.13%포인트 상승했다. NH농협은행의 5년 혼합형 주택담보대출은 3.48∼4.52%로 나흘전 보다 0.1%포인트나 뛰었다.

여기에 은행들이 스스로 결정하는 가산금리도 신정부의 가계대출 조이기 정책에 발맞춰 한층 더 상승할 우려가 높다. 최근 주택가격이 다시 상승하고 가계부채도 다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어 은행들로선 속도 조절을 위해 가산금리를 높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미국이 두번째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국내 시장금리의 동반 상승이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앞으로 주담대 금리가 연 5%를 넘어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제2금융권에 대한 우려가 가장 높다 신용등급 7~10등급의 저신용자 대출 중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80%가 넘어 금리 인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한은은 지난해 말 국회 보고에서 대출금리가 1% 오를 경우 가계의 추가 이자 부담이 9조원이나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한계가구의 경우 가처분소득 대비 원리금상환액 비율은 127.3%에서 각각 130.6%와 134.0%로 상승한다. 고위험가구의 가처분소득 대비 원리금상환액 비율은 200.5%에서 각각 211.6%와 223.3%로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국 금리 인상으로 국내 시중금리가 상승하면 부채상환능력이 취약한 가구를 중심으로 재무건전성이 크게 악화될 수 있다”면서 “이들을 중심으로 가계부채문제가 악화하면서 실물시장으로 위험이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재영 기자 sometimes@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