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답지 못한 트럼프, FBI답지 못한 코미 "진흙탕서 만나다"

김희욱 국제전문기자
입력일 2017-06-11 10:13 수정일 2017-06-11 14:30 발행일 2017-06-12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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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FBI국장 제임스 코미(좌) / 미 국토안보보좌관 제이 존슨(우), AP통신

대통령의 수사개입에 맞서다 경질당한 FBI 수장 역시 본분을 다 하지 못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지난 8일 미 상원 정보 위에 출석한 前 FBI 국장 제임스 코미가 이번에는 ‘FBI 복무규정 위반’으로 반격을 당한 것이다.이번 사건의 도화선이 된 것은 제임스 코미의 ‘메모’로, 그는 누군가가 이를 대신 공론화 해 줄 필요가 있겠다는 판단 하에 자신의 친구에게 메모를 건넨 사실을 시인했다.제임스 코미는 친구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그는 콜럼비아 대학교의 교수로 재직중이며 코미로 부터 해당 메모를 전달받고 뉴욕타임즈(NYT) 측과 이를 공유한 것으로 안다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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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I 복무 규정 서약서, 코미가 서명한 것과 같은 내용

그러나 제임스 코미도 직접 서명날인한 바 있는 FBI 복무 규정, 제 3항에 따르면 ‘나는 내 공식적 직위를 통해 습득한 FBI와 관련된 그 어떤 정보도 미인가(unauthorized) 된 대상에 전달하지 않겠다’고 명시 돼 있다.

그런데 이번에 코미가 작성한 메모는 FBI 국장이라는 공식적 직위를 통해서 습득한 정보에 해당하고 이를 전달받은 그의 친구는 그야말로 미인가(unauthorized) 된 대상임이 분명하다.

현재 워싱턴에서는 정보기관의 수장을 불러 현재 수사 중인 인물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강요하며 결국 수사개입 의혹에까지 도달한 트럼프의 처신이 대통령 당선자 답지 못했다는 것 만큼이나, 비록 퇴직했어도 자신의 속풀이를 위해 수사정보를 지인에게 유출한 전직 FBI 수장으로서 코미의 행실 역시 부적절했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김희욱 전문위원 hw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