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점차 보수화 되는 5가지 이유

김희욱 국제전문기자
입력일 2017-06-04 08:35 수정일 2017-06-04 15:07 발행일 2017-06-04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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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출생 'Z세대' 2차대전 후 가장 보수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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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원의원 대니얼 랭, CBC 영상 캡처

미국의 정치색은 점차 보수화되고 있으며 여기에는 거역할 수 없는 ‘5대 변화의 물결’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캐나다 유콘 출신 상원의원 대니얼 랭은 최근 컬럼을 통해 정치 역사상 8년 주기로 보수와 진보간 정권이 교체됐던 워싱턴이, 이제는 좌파도 우파도 그 본질이 점차 보수화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것은 전혀 놀랄 일이 아니며 앞으로 20 ~ 40년 동안 ‘미 합중국’은 점차 우경화 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이 같은 현상을 흔히 ‘뉴라이트(neoconservatism)’라는 단어로 풀이하며 여기에는 어느 나라든 작은 정부, 기업의 이익 존중, 개혁에는 적극적이라는 공통점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 같은 변화의 물결이 유럽 곳곳을 돌아 미국 정치권을 향하고 있는 데는 피할 수 없는 5가지 이유가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1. 연방 대법원 구성원의 변화

트럼프가 취임 직 후, 닐 고서치 대법관을 임명한 후 최근 연방법원 판사 10명을 교체해 화제가 됐다. 미국의 경우 법원의 역할이 공공기관을 넘어 정부의 각종 행정명령이나 도입에 있어 중요한 판단 기능을 수행한다.

이는 각종 이민법이나 이에 대한 유권해석을 포함, 美 대법원의 보수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평가다.

2. ‘기회의 땅’에서 점차 사라지는 기회

1900년대 초반 만 해도 미국은 이주자에 대해 상당히 관대한, 그래서 기회의 땅으로 불리기도 했다. 당시에도 국경과 비자가 분명 존재했지만 확고한 의지만 있으면 미국에 들어와서 성공을 이루고 그 후 미국 시민이 되는 기회가 열려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은 점차 이민자들에게 인색하고 폐쇄적인 색깔로 변모하고 있다.

이는 반드시 트럼프의 독자정인 정책방향에 따른 것 만이 아닌 과거 이민자 출신으로 미국에 온 사람들도 본인이 확보한 기득권을 새로운 이민자에게 양보하기 싫어서 점차 보수화되는 사회적 현상과 맞물려있다고 한다.

3. 신세대일 수록 보수적

과거 ‘X세대’와 ‘밀레니엄 세대’가 자유와 변화를 갈망했다면 이번 신세대는 다르다고 한다.

지난 해 ‘길드(The Gild)’ 컨설팅 사의 연구에 따르면 2000년대 이 후 출생한 ‘Z세대’는 2차 세계대전 후 가장 보수적인 세대로 손 꼽힌다는 분석이다.

이들은 문신·마약·동성애처럼 청년층 주요 이슈에 반대하는 비율이 가장 높고 이들 가운데 스스로의 정치성향을 ‘극보수(quite conservative)’ 라고 밝힌 비율이 14%로, 밀레니엄세대 2%의 7배에 달한다.

이들이 모두 유권자로 성장하고 정치적 의견을 활발히 개진하는 때가 오면 보수층의 비율이 획기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4. 이념의 대물림, 그룹간 격차

최근 논란을 일으켰던 데이터지만, 미국 전역에서 각각 1000명의 진보와 보수 그룹을 상대로 출산건수를 조사한 결과 진보는 60명, 보수의 경우 70명으로 나타났다.

이데올로기와 출산율의 관계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바 없지만 보수정권 하 에서 출산율이 더 높았던 것은 사실이라고 한다.

5. 학교의 역할 변화

유치원에서 대학교까지 다른사람의 이념과 사상을 접하기 쉬운 곳이 바로 학교라고 한다. 하지만 요즘 학생들은 전보다 일찍부터 경쟁이 심화된 환경에 놓여있다 보니 특히 진보와 개혁을 지지하는 사상을 배우고 접할 기회가 적다고 한다.

이는 한 마디로 진보의 ‘싹’이 자랄 수 없는 교육환경과 연결된다는 것이다.

김희욱 전문위원 hw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