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월 스트리트' 실제 모델, 美 폭락방지팀 존재 폭로

김희욱 국제전문기자
입력일 2017-05-24 11:13 수정일 2017-05-24 13:15 발행일 2017-05-24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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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셔 에델만, CNBC 영상캡처

월가의 전설로 통하는 원로 투자자가 월가에는 ‘폭락방지팀(Plunge Protection Team)’이 분명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80년대 개봉한 영화 ‘월 스트리스’에서 주인공 고든 게코(마이클 더글라스 분)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애셔 에델만은 당시 투기판을 그대로 재현한 듯한 실제 월가의 ‘감춰진 진실’을 직접 폭로한 장본인이다. 또한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를 공개지지해서 또 한 번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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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월 스트리트’ 포스터, 20세기 폭스사 제공

당시 월가의 거물로 묘사된 고든 게코는 억만장자 투자자이면서도 돈을 버는데 있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냉혈한으로 묘사됐다. 그가 투자대상으로 한 번 찍은 기업들은 인수합병(M&A), 구조조정, 주력사업 매각, 스핀오프(기업의 사업분야를 쪼개서 매각) 심지어 파산까지 가리지 않았던 인물로 등장했다.

당시 영화 ‘월 스트리트’에서 고든 게코의 상징이었던 투톤 컬러 셔츠와 멜빵이 뉴욕은 물론 전 세계 금융권 종사자들 사이에서 대유행을 했을 정도로 그 영향력은 대단했다.

이번에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 등장한 애셔 에델만은 “1987년 증시가 일시에 폭락하면서 수 많은 실업자와 자살자들이 양산됐던 ‘블랙먼데이’ 이후 시장참여자들 사이에는 PPT(Plunge Protection Team, 폭락방지팀)이 창설됐다는 설이 있었고 이는 레이건 정부시절 공식화 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런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그가 이 ‘폭락방지팀’이 최근 트럼프 정권 출범 후 활동을 재개한 것 같다는 주장을 덧붙인 것이다.

이에 대해 그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이 확정되던 날 밤 선물지수를 예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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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락방지팀(PPT) 활동 차트, CNBC 영상캡처

처음 폭락방지팀의 존재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레이건 정부에서는 이들이 재무장관, 미 증권거래위원장 그리고 연방준비제도 위원장 세 사람을 통해 대통령에게 '직보(直報)'를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이들은 골드만삭스와 모간스탠리 등 대형 금융기관을 통해 주문을 처리하거나 직접 거래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한다.

그런데 최근 다시 활동을 시작한 것으로 의심되는 폭락방지팀이 시장에 개입하는 방식이 트럼프의 ‘오마주’ 레이건 정부 시절과 무척 흡사하다는 점이 흥미롭다. 이를테면 거래량이 한산한 장 막판 갑자기 대량 주문을 내거나 아니면 장중 변동성을 일부러 낮춰놓고 시장개입의 효과를 극대화 하는 방식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번 애셔 에델만의 인터뷰가 앞으로 시장이 급락하는 날 투자자들에게 심리적 안전장치 역할을 할지, 아니면 월가의 탐욕과 새로운 투기성 거래를 부추기는 결과를 낳을지는 두고봐야 한다는 것이 월가 현지의 반응이다.

김희욱 전문위원 hw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