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격언 '5월에는 주식을 팔고 떠나라' 숨은 뜻은?

김희욱 국제전문기자
입력일 2017-05-23 09:50 수정일 2017-05-23 14:11 발행일 2017-05-23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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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휴가철에는 주식보다 채권 투자가 매력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쏘시에떼 제네럴은 1990년 이후, 주식과 채권의 월별 상승률을 비교한 결과 5월~9월 사이에는 채권에 투자했을 때 수익이 극대화 됐다는 리포트를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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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2016년 S&P500지수 월간 상승률(파랑:중간값/빨강:평균), 쏘시에떼제네럴 리서치

사실 금융시장에서 주식은 위험자산의 대표격으로, 반대로 채권은 안전자산 수요가 몰리는 투자대상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리스크가 적은 채권은 리턴(수익)도 적은 투자대상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지난 26년간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평균적으로 5월에서 9월은 채권투자가 수익률면에서도 주식을 압도했다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월가의 증시격언 가운데 ‘5월에는 주식을 팔고 떠나라(Sell in May and go away)’는 말이 있다. 또한 경기민감주이자 최근 증시를 이끌고 있는 IT주 역시, 매년 4월~9월을 ‘방학’이라고 간주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쏘시에떼 제네럴 리서치센터의 앤드류 랩톤 투자전략가는 고객들에게 보내는 서신을 통해 “5월에는 주식을 팔고 떠나라는 흔한 말 속에 투자기회가 있다”면서 보통 이 격언에 대해 받는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제시했다.

첫 번째, 5월에 주식을 팔고 떠나면 언제 돌아오면 되는가? 이에 대한 대답은 ‘10월에 돌아오라’는 것이다.

두 번째로 5월에 주식을 팔면 그 돈으로 무엇을 하는가? 여기서 등장한 것이 바로 ‘페어 트레이딩(Pair trading)’의 개념이다.

금융 시장에서 페어 트레이딩이란 서로 다른 두 투자대상에 ‘매수-매도’를 동시에 실시, 가격차의 확대 또는 축소에 베팅하는 일종의 '스프레드 거래'로 알려져 있다. 이를테면, AI가 발생했을 때 닭고기 관련주를 팔고 동시에 백신관련주를 매수하는 투자전략이 이에 해당한다.

따라서 두 번째 답변은 바로 ‘주식을 팔고 그만큼 고대로 채권을 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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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2016년 미국채10년물 월간 상승률(파랑:중간값/빨강:평균), 쏘시에떼제네럴 리서치

사실상 채권시장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거래되는 미국채10년물의 경우 앞서 분석한 S&P500지수와 정반대로 연중 5월~9월까지의 가격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끝으로 앤드류 랩톤은 “다만 예외인 국가가 있으니, 호주처럼 학생들이 7월~9월 학기가 있는 나라의 금융시장은 위와 같은 분석이 잘 통하지 않는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김희욱 전문위원 hw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