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군 중 언론인 뇌기능 가장 저하"

김희욱 국제전문기자
입력일 2017-05-21 08:38 수정일 2017-05-21 15:38 발행일 2017-05-21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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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라 스와트 박사 런던프레스클럽 강연 장면, SNS

전 세계를 통틀어 수 없이 많은 직업군 가운데서 뇌 기능이 가장 저하돼 있는 사람들은 언론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디지털 시대에 들어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는 직업 역시 언론인으로 그리고 이 배경에는 낮은 급여와 마감 등 시간에 쫓기는 생활 그리고 실수에 대한 혹독한 댓가 등이 제시됐다.

현지시간 18일, 런던 프레스클럽 행사에서 신경정신과 의사이자 연사로 초대받은 타라 스와트 박사는 그녀의 최신 연구결과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연구에 따르면 언론인들의 뇌는 다른 직업군은 물론 인류 평균에 비해 그 기능이 저하돼 있었다고 한다. 그 이유는 과도한 음주와 잦은 카페인 섭취, 그리고 당분이 많은 인스턴트 식품을 달고 살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자료에 따르면 약 41%의 언론인들이 일주일에 18유닛(병 혹은 술 기본단위) 이상의 술을 마시는 것으로 밝혀졌고 이는 주간 허용치 14유닛을 30%가량 초과한 양이다.

최고의 언론인들이 모인 자리에서 공개된 이 같은 연구결과에 참석자들은 당황했다.

런던 프레스클럽은 신문, 방송, 인터넷 등 각 주요 언론사는 물론 개인적으로 저술활동을 하는 유사언론인들을 통틀어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들의 모임이다. 그런데 이런 자리에서 처음 공개된 스와트 박사의 연구결과는 이들의 심기를 건드리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강연을 끝까지 들은 사람들은 의외로 이번 강연에 만족하는 분위기였다.

그 이유는 스와트 박사가 직접 자신의 연구결과에서 ‘특이점’이 있다고 밝힌 것이 참석자들의 ‘서프라이즈’ 반응을 이끌어 냈기 때문이다

해당 연구에서는 언론업종 가운데서도 생방송 앵커, 피디 그리고 일간지 기자 등 스트레스 지수가 가장 높은 31개 대상자를 선별해 심전도, 혈액, 뇌 MRI 그리고 평소 식습관과 병력 등을 종합해 정밀 검진을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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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ABC 뉴스 앵커 다이안 소여가 생방송 직전 스튜디오에서 각성제와 와인을 복용하는 모습, 유투브 ‘미공개 영상’

이 결과 스와트 박사는 이 같은 언론인들의 뇌 기능 저하가 그들의 업무역량(ability)이나 성과(performance)에 조금도 영항을 미치지 못했다는 의외의 결론을 도출해 낸 것이다.

스트레스를 과도하게 받는 직업인 만큼 뇌 기능에 좋지 않은 생활습관을 갖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long term base), 그들이 갖고 있는 확고한 직업의식 그리고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신념이 바로 저하된 뇌 기능에도 불구 이들의 업무 완성도를 지탱하는 저력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즉 그들이 알콜이나 카페인 그리고 과당류를 많이 섭취하므로서 잃어버리는 업무 능력보다 이들이 가지고 있는 사명감으로 인한 각성효과가 한 수 위라는 것이다.

김희욱 전문위원 hw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