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트럼프 불확실성 '투매' 유럽증시도 급락 부추겨

김희욱 국제전문기자
입력일 2017-05-18 06:26 수정일 2017-05-18 06:30 발행일 2017-05-18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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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권거래소 플로어, AP통신

현지시간 수요일 월가에는 워싱턴 불확실성으로 투매가 쏟아지면서 다우지수가 장중 400포인트 가까이 하락하는 등 급락했다.

특히 5월 들어 여러 차례 사상최고치를 새로고침 해온 나스닥 지수는 하루만에 2.5% 급락하며 5월 누적 상승분을 한 번에 날려버렸다.

이날 전통적 안전자산인 미국채와 엔화 그리고 금 가격은 상승한 반면, 트럼프 랠리의 원동력이었던 달러화 가치는 전일 6개월만에 최저치에서 추가하락했다.

일주일 전 경질된 FBI 코미 국장이 직접 작성한 메모가 공개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정말 뭔가 찔리는 게 있어 지난 미 대선 러시아 개입 수사를 방해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워싱턴을 중심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하원 공화당 의원들이 직접 트럼프 탄핵안을 마련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미 금융시장은 요동쳤다.

마켓필드 에셋 매니지먼트의 대표 마이클 샤월은 “워싱턴과 월가는 원래 호흡을 같이 해 왔지만 오늘 같은 날은 1998년 클린턴-르윈스키 스캔들이 터져나온 날이 떠오를 만큼 드라마틱 했다”고 CNBC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처럼 트럼프 정부의 정책기대감이 송두리째 흔들릴 위기에 몰리자 공포지수(VIX)가 장중 40% 넘게 급등하는 등 혼란은 불가피했다.

그러나 이날 증시의 다분히 감정적인 매도세가 반드시 트럼프 때문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지난 주 유로존 재정위기 경험 국가들로 묶인 'PIIGS(포르투갈, 이탈리아,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의 주가가 7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자 위험자산 선호가 끝물에 다다랐다는 지적도 있었다.

따라서 워싱턴 불확실성이 중량급 재료인 것은 물론 맞지만 최근 고점부담 혹은 과매수를 떠올리던 투자심리에 있어서 일종의 ‘트리거(매도세를 당기는 방아쇠) 역할’을 하면서 악재로서의 영향력이 다소 부풀려진 것도 무시할 수 없다

김희욱 전문위원 hw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