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가치 6개월만에 최저, 배경은

김희욱 국제전문기자
입력일 2017-05-17 07:22 수정일 2017-05-17 14:38 발행일 2017-05-1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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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인덱스(DXY), 블룸버그 인터넷판 캡처

달러가치가 6개월 만에 최저치로 추락,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지시간 16일, 6개국 주요통화에 대한 달러의 교환가치를 표시하는 달러인덱스(DXY)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래 최저치까지 하락했다.

지난 11월, 트럼프 대통령이 극적으로 당선되자 가장 뜨거운 반응이 나왔던 것이 바로 월가 금융주들과 달러화였다. 이는 한국증시에서도 강세장에 거래량과 증권주가 동시에 상승하는 것과 비슷한 정황이었다.

당시 트럼프 당선에 월가 대형은행주들은 규제완화를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시중에 자금을 공급할 것이고, 이는 실물경제를 활성화 해 시중금리 상승과 연방준비제도의 건설적인 금리인상 조치로 이어질 것이라는 컨센서스가 형성됐다.

하지만 이 같은 ‘트럼프 랠리’의 핵심 축을 담당하던 달러가 6개월만에 다시 원점으로 복귀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결자해지’ 차원에서 최근 트럼프 정부의 불확실성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을 상대로 러시아 내통 의혹을 조사하다 전격 해임된 FBI 국장을 필두로 워싱턴에는 추가 교체될 인사들이 더 있다고 알려졌다.

두 번째 이유는 이 같은 정책기대감이 완전히 김이 빠지면서 미 증시 거래량과 변동성이 완전히 바닥에 붙어버렸기 때문이다.

월가 대표적 벤치마크 S&P500지수의 경우 마감지수 기준 0.5% 미만의 변동폭을 기록한 날이 벌써 15거래일을 넘어 1969년 이 후 최장기간에 들어 갔고 변동성을 헷지하는 공포지수(VIX) 역시 정상권역을 하향 이탈한 11선 밑에서 거래되는 날이 17일 연속으로 집계됐다.

마지막으로는 프랑스 대선과 동시에 유로화 조정이 끝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지난 해 영국의 유로존 탙퇴가 결정된 브렉시트 선거 이 후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한 기조적인 약세를 이어갔다.

이는 주식과 채권 등 금융시장 전반에 걸쳐 달러표시 자산의 인기로 이어졌고 이 같은 수요증가로 달러화는 상대적으로 강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프랑스 대선 결과 중도인 마크롱이 승리하면서 올 해 있을 이탈리아와 독일 선거에 대한 리스크가 동반 감소했고 유로화도 마침내 바닥을 탈출하면서 이것이 달러화에 대한 매력도를 감소시키는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오는 6월 1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금리결정이 예정돼 있고 현재 시장에서는 지난 12월과 3월에 이어 3개월만에 세 번째 금리인상이 단행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달러화 가치는 금리인상을 눈 앞에 두고도 오히려 하락하고 있으며 월가와 워싱턴은 서로 눈치보기에 급급한 상황이다.

김희욱 전문위원 hw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