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다 '국제유가' 또 치킨게임

김희욱 국제전문기자
입력일 2017-05-15 13:29 수정일 2017-05-15 14:40 발행일 2017-05-1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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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간, 공급과잉 2019년 상반기까지 지속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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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회원국 사우디 유정 풍경, AFP통신

북반구의 겨울이 끝나면서 국제유가가 또 다시 하락의 늪에 빠져 들었다.

지난 주, 공급과잉과 中 신용규제 가능성에 발목이 잡힌 WTI 유가는 4주 이동평균 49.01달러를 하향 돌파하더니 올 해 최저가인 47.01달러까지 깨고 결국 45달러 중반대까지 추락했다.

이번 주 초 반발매수를 등에업고 48달러선을 회복하긴 했지만 여전히 국제유가에 대한 금융사들의 전망은 온통 ‘잿빛’이다.

보통의 ‘베어마켓(약세장)’ 특성과는 달리 최근 유가하락 기간동안에도 거래량은 상당히 컸다. 주로 선물로 거래되는 원유가격의 경우 ‘공매도’나 ‘양매도’가 자유롭기 때문에 대부분의 포지션이 롱스탑 즉, 하방쪽에 실린다면 가능한 일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투자자들이 원유선물을 매도하고, 없으면 빌려서까지 공매도를 하며 활발하게 거래에 참여한 이유는 무엇일까?

JP모간 리서치는 가장 큰 이유로 OPEC(석유수출국기구) 회원국들 간의 감산합의가 좀처럼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들었다.

오바마 정부 이 후 미국도 에너지 독립국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셰일가스 등을 이용 원유생산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원유시장의 공급물량 대부분은 OPEC 회원국이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난방유 수요가 줄고 대신 행락철을 맞아 휘발유 수요가 늘 것이라는 OPEC의 전망이 수요예측과 생상량조절의 영역을 벗어나 있는 것이다.

두 번째는 중국의 수요부진이다. 지난 해 10월 중국이 신용버블을 하단하기 위해 상품시장에서 사재기와 독과점 등 ‘거래를 위한 거래’를 방지하는 규제를 실시한 바 있다. 그런데 이번에 또 그 같은 조짐이 보인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미국의 셰일오일 변수다. 한동안 채산성이 맞지 않아 가동을 중단해 온 미국의 유정들이 지난 연말 북반구 겨울과 함께 유가가 오르자 다시 가동에 들어갔고 이는 결국 곧바로 공급과잉으로 인한 가격하락이라는 ‘치킨게임’으로 번진 것이다.

JP모간은 이 같은 수급불균형 그 중에서도 '공급측면(Suply side)'의 불협화음이 내년을 넘어 2019년 상반기까지 해소되기 힘들다고 전망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제유가는 현물이든 선물이든 '롱포지션(매수)'의 씨가 말라버린 것이다.

김희욱 전문위원 hw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