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 전략자산 재로 만들 준비' 핵실험 강행의지

김희욱 국제전문기자
입력일 2017-05-10 08:41 수정일 2017-05-10 15:23 발행일 2017-05-11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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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문재인 대통령 당선 확정과 공개시기 미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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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주재 북한대사 최일 인터뷰, 스카이뉴스 캡처

현지시간 9일 북한의 최일 대사는 영국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6차 핵실험을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한 발 짝만 움직이면 곧바로 타격할 것(If the US moves an inch, we will strike)’이라는 제목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미국의 전략적 자산을 모두 재로 만들어 버릴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며 北 김정은 위원장이 원하는 시간, 원하는 장소에서 임의대로 핵실험을 감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그는 북측이 위성 발사나 핵실험을 할 때 마다 UN 안보리에서 제재를 가해왔지만 법률적으로 타당하지 않은 이 같은 조치에 대해서는 받아들일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의 대북제재 등 압박에 대해서는 “북한의 강력한 군사력 때문에 미국은 우리를 선제타격 할 수 없다”고 강조하며 아프간이나 리비아 등 최근 미국으로부터 공격당한 나라들은 모두 약한 나라였고 이는 오히려 북한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힘을 기르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 현지 전문가들은 북한의 6차 핵실험 준비가 완료됐다는 식의 최 대사 인터뷰 내용에 신빙성이 없다는 반응이다.

아시아 소사이어티 센터의 미중관계 수석 연구원 스톤 피쉬는 “내가 틀리지 않는다면 북한의 이 같은 주장은 현실적으로 전혀 와 닿지가 않는다”는 입장이다.

랜드 코프의 방산 애널리스트 브루스 베넷은 북한의 6차 핵실험은 몇 달 전부터 경고만 나왔지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일로 이미 시기를 놓친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의 전략자산을 잿더미로 만들 수 있다는 주장 또한 현재 북한의 기술로는 미국본토를 타격할 수단이 마련되지 않았으므로 다분히 과장된 측면이 크다는 것이다.

유라시아 그룹의 스캇 시먼 역시 이번 최 대사의 발언은 새로울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최근 북한산 석탄 금수조치 등 중국으로부터 사상 유래없는 압박을 받고 있는 북한이 미국과 중국을 긴장상태로 몰고가는 식으로 사태해결을 꾀하는 것 같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스카이뉴스의 보도가 나간 후 위 세 사람의 의견을 전한 CNBC 는 해당 내용(최 대사 인터뷰)이 언제 촬영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 당선확정과 공개된 시기가 미묘하다면서 북한과의 교류를 늘리려는 문재인 당선이 한반도 긴장관계를 좀 더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희욱 전문위원 hw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