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비용 10억달러, 수혜주는 따로 있었다

김희욱 국제전문기자
입력일 2017-04-29 10:38 수정일 2017-04-29 11:11 발행일 2017-04-29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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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시스템)에 드는 비용 10억 달러를 ‘한국이 좀 쏘면 안되나’라는 말로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예민해질 대로 예민해진 한국 정치권과 표심에 파문을 일으켰다.비록 미국 대통령으로서 법적인 강제력은 없는 트럼프 특유의 ‘싫으면 말고’식 발언이었지만 그동안 사드 배치를 놓고 찬반양론을 벌여온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사드의 천문학적인 가격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물론 사드의 공급가 혹은 원가는 기밀사항이고 사드 주요 부품을 공급하는 록히드마틴(Lockheed Martin)사의 내부정보에 해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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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핵심부품 공급 록히트 마틴 주가, 블룸버그 인터넷판 캡처

하지만 이 록히드마틴의 주가 흐름을 보면 한국 사드배치의 과정이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먼저 지난 해 11월 미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하자마자 록히트마틴 주가는 수직상승했다. 록히드마틴은 F시리즈 전투기와 각종 무기를 만들어 美 국방부에 납품하는 군수업종 대표주다.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이 바로 이 록히드마틴 매출에 호재가 될 것이라고 해석한 투자자들은 허겁지겁 해당 주식을 사들였다.

다음 뚜렷한 상승세가 나타난 구간은 바로 2월 초다.

당시 한국에서는 사드 배치 지역이 선정된 후 구체적인 운송, 배치 등 세부일정이 조율되고 있던 시기였다.  지난 2월1일 록히드마틴은 미 국방부 사드 장비 유지보수 계약을 따 냈다고 발표했고 이후 록히드마틴의 주가는 10% 가까이 올랐다. 

이를 전적으로 한국 사드배치 결정의 영향이라고 분석하기는 무리가 있지만 적어도 미국과 중국의 긴장고조, 그리고 성주 주민들의 반대가 나비효과가 되어 중국 본토에서 롯데 등에 사드보복이 현실화되고 유커들의 발길이 끊기는 등 한국 사드배치와 관련된 각종 뉴스들이 투자자들에게 록히드마틴의 투자 매력도를 환기시키는 역할을 한 것은 분명하다.

록히드마틴의 부회장 릭 에드워즈는 “최근 북한과 이란의 미사일 위협이 현실화되면서 사드 구입에 관심을 갖는 국가들이 늘기 시작했다”며 이 가운데 사우디와 카타르 같은 나라들은 2017년 회계년도에 구입을 결정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김희욱 전문위원 hw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