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코러스' 깨지나, GDP 0.4% 하방압력

김희욱 국제전문기자
입력일 2017-04-29 06:44 수정일 2017-04-29 08:52 발행일 2017-04-29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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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딧스위스 '한미 외교갈등 본격화, 원화 평가절하 불가피'
최근 NAFTA(나프타) 탈퇴에 이어 한미 FTA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 수면위로 드러났다.

한미 FTA의 기초가 됐던 ‘KORUS(코러스)'는 2007년 조지 부시 행정부 당시 주요 교역물품에 대해 관세 혜택 등을 담은 초기형태로 3년 뒤 오바마 정부가 들어서며 구체화됐고 2012년 3월, 마침내 한미 FTA로 완성됐다.

트럼프는 최근 인터뷰를 통해 “KORUS는 끔찍하며 도저히 참을 수 없는 (불합리한)협정‘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국은 현재 대미교역국 가운데 6위 규모로 이 KORUS 체결 후 미국의 대한(對韓) 무역적자는 2011년 132억달러에서 2016년 276억달러로 두 배 이상 커졌다.

이코노미스트지에 따르면 당초 미국의 국제통상 위원회는 KORUS로 미국산 물품의 한국수출이 2011년~2016년 사이 100억달러 가량 늘어날 것으로 계산했지만 실제로는 30억달러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는 미국과 무역협정을 체결하지 않은 나라도 비슷한 상황으로 원인은 글로벌 교역량 감소 탓도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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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교역상대국별 무역수지, 캐피탈이코노믹스

이와 관련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보고서는 “만일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를 진지하게 걱정한다면 당장 멕시코와 중국에만 집중하면 간단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한국과의 무역수지는 서비스 분야의 경우 오히려 107억달러 흑자인데다 전체 무역수지 적자폭도 상당히 미미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2012년~2015년 사이 한국의 대미 자본투자는 230억달러를 기록, 지난 30년간을 합친 것보다 컸고 미국수출품이 한국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8.5%에서 10.6%로 늘어났는데 만일 이런 상황하에서도 트럼프 정부가 KORUS 전면 개정을 밀어붙일 경우 한국 수출기업들은 당장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의 대미 수출비중이 現 3.2%에서 KORUS 체결이전 평균 2.7%로 떨어질 경우 한국 GDP에 ‘0.4% 감소’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크레딧스위스의 애널리스트 홍린 지안은 “트럼프가 한국과의 교역에서 불리한 점을 제거하는데 집중해 한미간 외교적 갈등을 부추긴다면 한국의 원화는 당분간 평가절하가 불가피 할 것이며 환율은 지속적인 상승세를 나타낼 수 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김희욱 전문위원 hw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