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무역보복 '형제국가' 캐나다도 예외 아냐

김희욱 국제전문기자
입력일 2017-04-25 11:00 수정일 2017-04-25 14:11 발행일 2017-04-26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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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 부편집장 존 버시 트위터

美 정부가 캐나다산 연질 목재(Softwood-Lumber)에 20%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 앞에서는 미국과 청교도의 피를 함께 나눈 형제 국가 캐나다도 예외는 아니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는 상무장관 윌버 로스의 입을 빌어 미국의 가장 일반적인 단독주택, 즉 울타리로 감싼 마당 뒤에 2층짜리 본채와 차고가 붙어있는 목조주택 건설에 쓰이는 캐나다산 연질 목재에 2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미국과의 교역규모 기준 캐나다는 중국 다음 2위를 차지하며 지난 해 미국의 대(對)캐나다 무역적자는 52억8천만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트럼프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는 대선캠페인 당시 공약을 이행하지 않은데 대한 비판을 엉뚱한데 돌리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의 존 버시는 트위터를 통해 “비난은 중국에, 관세는 캐나다에”라는 글과 함께 관련 소식을 전했다.

한 편 전미 목재업협회 부회장 카메론 클라스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美 상무부의 이번 결정에 깊은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다.

올 초부터 시장에서는 캐나다산 목재에 관계가 부과될 것이라는 전망이 퍼지며 목재 선물가격이 25%까지 올라 12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이번 조치는 업계에서는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었다.

한 편 현지시간 20일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중공업 CEO들과 회동 후 기자회견을 통해 “캐나다 역시 우리(미국)와의 거래에서 이익만 취하는 것을 당연시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캐나다 정부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상 무관세 품목인 미국산 낙농업 제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해 美 낙농업계로부터 큰 반발을 샀고 트럼프는 취임 직 후 기업인들과의 회동에서 북미자유무역협정은 불공정하다는 의견을 끊임없이 제기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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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자유무역협정 체결 후 美 제조업 고용 현황, 블룸버그 캡처

NAFTA는 1992년 당시 대통령 후보 빌 클린턴의 공약 중 하나로 그가 대통령에 당선된 후 1994년 미국과 캐나다 그리고 멕시코 3국간 체결됐으며 OECD 자료에 따르면 이 북미자유무역협정 체결 후 20년간 미국 GDP는 66%, 그리고 캐나다와 멕시코 GDP는 각각 66%, 65% 신장됐다.

그러나 NAFTA 체결 전 후 미국의 제조업 일자리는 1700만개에서 1200만개로 줄었고 트럼프 정부의 일자리 창출 의지를 담은 화살이 멕시코에 이어 이제 캐나다를 겨냥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김희욱 전문위원 hw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