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發 안도랠리, 세 가지 비결은

김희욱 국제전문기자
입력일 2017-04-24 10:02 수정일 2017-04-24 10:12 발행일 2017-04-24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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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대선 예상 득표율, AFP통신 트위터

이변은 없었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프랑스 국민들은 당초 여론조사 그리고 출구조사와 정확히 일치하는 표심을 나타낸 것이다.

이에 따라 출구조사 결과가 공개된 24일 새벽, 글로벌 금융시장에는 안도랠리의 바람이 불었다. 도쿄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달러대비 1.6% 급등을 그리고 시카고 선물옵션거래소의 전자거래에서 그동안 안전자산 수요로 올랐던 금 가격이 1% 넘게 하락하며 한 발 먼저 프랑스 대선결과에 화답했다.

그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먼저 이번 프랑스 대통령 선거에서 프랑스의 유로존 탈퇴를 주장하는 극우파 ‘마린 르펜’ 돌풍 생각보다 거세지 않았다는 점이다.

당초 전문가들은 어차피 1차투표에서 과반을 넘게 차지하는 후보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만일 르펜이 1위를 하거나 심지어 5%p 이상 2위보다 우세한 득표율을 차지할 경우 2차투표에서도 르펜이 승리할 가능성이 있다고 점쳤었다.

두 번째는 지난 ‘브렉시트(영국 유로존 탈퇴)’ 국민투표 당시 여론조사가 실제 결과와 크게 어긋난데 대한 일종의 트라우마가 있었는데 이에 대한 공포가 한결 낮아진 것이다.

물론 이번 프랑스 대선에서도 여론조사는 일찌감치 중도보수 마크롱의 승리 쪽으로 기울었지만 각 후보캠프에서나 전문가들 조차 여론조사가 오히려 ‘역정보’ 역할을 할 수 있다며 경계감을 늦추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프랑스 대선결과는 시중 여론조사 그리고 출구조사의 오차범위 내 상당한 일치율을 기록해 오는 2차 대선투표도 충분히 예측가능한 영역으로 진입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마지막으로 프랑스 국민들은 부유세 100%를 주장한 멜랑숑 대신 정통보수 피용을 택한 것이다.

극좌연대의 장뤼크 멜랑숑은 구간별로 월소득 최고계층에게는 소득세 100%를 부과하는 것을 공약으로 내 걸은 바 있다. 이렇게 되면 프랑스에서 연봉 30만유로(약 4억9천만원) 이상의 소득자는 자신의 소득 전액을 원천징수 당하고 추후 여러 공제대상을 찾아 자신이 낸 세금을 환급받는 식으로 소득을 보전해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프랑스 국민들은 유혈사태로 얼룩졌던 시민혁명을 다시 원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대선 전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한 때 3위까지 올라갔던 멜랑숑 후보는 실제 프랑스 대통령 선거에서는 정통보수 피용에게 3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김희욱 전문위원 hw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