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중인 면목동 주민들, 위생·안전·치안 불안

장애리 기자
입력일 2017-04-03 10:28 수정일 2017-04-03 14:23 발행일 2017-04-02 18면
인쇄아이콘
면목3 구역 인근 거주민들 수년째 쓰레기·벌레에 노출
관할 행정기관인 중랑구청은 무관심과 변명만으로 일관
1
▲ 서울 중랑구 면목동의 면목3주택재건축 단지 인근 도롯가와 주택가에는 각종 쓰레기가 방치돼 있다. 사진=장애리 기자

“저녁에 차 타고 와서 몰래 쓰레기 놓고가는 사람을 본게 한 두번이 아녜요…날이 따뜻해지면서 냄새가 심해지고 파리도 많이 꼬이는데 대책이 없어요.”

3일 찾은 서울 중랑구 면목5동의 면목3주택 재건축현장. 공사 가림막을 따라 주택가 곳곳에는 음식물 쓰레기를 포함해 불법으로 투기된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고 악취가 진동했다. 쓰레기는 구멍나고 찢겨진 가림막 안쪽에도 산처럼 쌓여 있었다. 아직 바람이 찬 데도 파리가 들끓었다. 먼지와 악취는 바람을 타고 바로 앞 주택가 쪽으로 날아갔다. 위생 등 거주민의 생활에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하는 상황인데도 안전조치는 없다. 수년째 주민들이 고통을 겪고있는 재개발 현장의 모습이다.

면목3재건축은 면목5동 164-10번지 일대 5만5326㎡(주택용지)를 재개발하는 사업이다. 아파트 11개동 총 1505세대 규모 단지로 조성될 예정이다. 철거는 작년 3월부터 시작됐지만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공사비 인상, 일부 조합원들의 시공사 재선정 주장 문제 등이 얽히며 착공이 늦어지고 있다.

이 곳은 인근 주민들이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인 사가정역(7호선)을 이용하기 위해 지나야 하는 주요 통행로 중 한곳이다.

사업 지연으로 불법 쓰레기 투기가 심각해지자 주민들은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주민 A씨는 “재건축 사업이 빨리 끝나길 바라지만 작년부터 미뤄진다는 소식만 들려와 벌써부터 더위(여름) 나는 게 걱정”이라고 말했다. 철거현장에서 30m 가량 떨어진 다세대주택에 거주하는 주민 B씨는 “아이들이 호흡기 질환을 앓지 않을까 걱정돼 외출할 때는 마스크를 씌우고 지하철을 탈 때는 다른 길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KakaoTalk_20170329_091905483
▲재건축 철거현장과 인접한 면목5동 주택가. 공사현장에서 발생하는 악취와 벌레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사진=장애리 기자

위생문제 외에도 범죄 발생 등 우범지역화 문제도 우려된다. 인근 아파트 주민 C씨는 “청소년들이 흡연과 음주를 하는 것을 목격한 뒤로는 어두운 밤에는 다니지 않는다”며 “아직 허물지 않은 재건축 건물에 별도의 출입통제 설비가 없어 비행청소년이나 범죄자들의 은신처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관리 책임이 있는 행정기관 등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상황이다. 중랑구청 관계자는 “사업장 내에서 발생한 문제는 조합이 처리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공사현장 밖에 투기된 쓰레기나 이에 따른 위생·치안문제에 대해선 행정기관이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해당지역을 방문했지만 쓰레기를 인지하지 못했다”고 했다. 주민 D씨는 “주민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가 몇 달 째 계속되고 동네가 쓰레기장으로 변하고 있는데도 변명만 하고있다”며 “행정기관이나 조합이 안전과 치안문제에 적극적으로 신경을 써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장애리 기자 1601chan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