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급 683위… 업계 대표할 수 있나" 대한건설협회장 대표성 논란

이기영 기자
입력일 2017-03-30 17:18 수정일 2017-03-30 17:20 발행일 2017-03-3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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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이원화 된 목소리, 현안해결에 걸림돌
막연한 이슈보다는 실효성 있는 개선점 주장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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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주현 대한건설협회 신임 회장.(연합)

제27대 대한건설협회장으로 유주현(사진) 회장이 취임한 지 1개월이 다 돼가지만 업계에서는 “도급순위 683위 건설사 대표가 건설업계를 대표할 수 있겠냐”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취임 일성으로 ‘정부발주공사의 10% 인상을 통한 적정공사비 보존’을 주장했지만 이를 두고도 업계에서는 “건설업에 대한 국민정서가 호의적이지 못한 상황에서 일괄적인 10% 요구는 오히려 반감만 살 수 있다”고 말한다.

적정공사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현재 조달청이 시행하고 있는 낮은 입찰가를 유도하는 식의 균형가격 점수산정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수주여건이 열악한 가운데 조달청의 발주조건이 개선되기는커녕 오히려 지자체 발주공사를 관장하는 행자부의 발주조건까지 올해부터 더 나빠졌다”고 말한다. “균형가격 기준을 조달청 산정방식으로 악화시켰고 최소 낙찰률 77% 보장마저도 없앴다”고 불만을 제기한다. 협회 차원에서 현실성 있는 개선점부터 하나씩 해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 외에도 SOC 예산 삭감, 주택경기 하락, 해외건설 적자 등 산적한 건설업계의 현안을 앞에 둔 유주현 협회장에게 기대보다는 우려가 앞선다. 업계의 목소리가 한데 모아지지 않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30대 건설사들의 모임인 한국건설경영협회는 대형 건설사 중심으로 목소리를 따로 내고 있다. 출범한 지도 25년이 지나 활동 영역도 다양해졌다. 건설 현안에 관한 정책 및 제도개선 건의와 중장기 건설산업 발전전략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대한건설협회의 역할과 다르지 않다.

실제로 한국건설경영협회는 대한건설협회를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2일 유주현 협회장 취임식에 대형건설사 대표들은 참석조차 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대표성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받아들인다. 대한건설협회장은 국내 17개 건설관련 민간단체 모임인 대한건설단체 총연합회장직을 겸하는 자리다.

건설업계의 한 고위 임원은 “대한건설협회가 업계의 대표성을 가지려면 무엇보다 먼저 업계 전체의 목소리를 모으려는 노력부터 해야 한다”면서 “한국건설경영협회와의 협업을 통해 공동으로 현안을 해결해야 성과를 낼 것이다”라고 지적한다.

이기영 기자 rekiyoung92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