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구름 낀 '트럼프 노믹스' 예상 시나리오3

김희욱 국제전문기자
입력일 2017-03-28 11:12 수정일 2017-03-28 13:50 발행일 2017-03-29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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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법안 '건강보험개혁안, 무역관련법안, 연방예산안' 언제쯤 처리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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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의회 전경, 핀터레스트

트럼프와 새 내각은 현재 야당도 아닌 여당 공화당의 호된 ‘신고식’에 맥을 못 추고 있는 상황이다. 1차 관문이었던 건강보험개혁안, 일명 트럼프케어는 아예 표결 조차 무산된 상태다.

그렇다면 ‘허니문’이라고 불리는 집권 1년차 트럼프의 올 해 정책법안 스케줄은 뿌리 채 흔들릴 수 밖에 없는 것인가? 시장에서 ‘트럼프랠리’라며 선 반영 해 놓은 월가 규제개혁과 법인세 인하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글로벌 IB 바클레이즈는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든 임기 1년차 트럼프 내각의 정책법안 스케줄을 정리했다.

1. 건강보험개혁안(취임 직 후 ~ 5월초)

스케줄 상 가장 먼저 처리해야 될 건보개혁안은 현재 예상 처리기간의 딱 중간에 걸쳐있다. 하지만 이번 트럼프케어 표결연기는 사실 올 11월에 있는 뉴욕, 뉴저지 그리고 버지니아 주(州) 지자체장 선거와 관련이 있다. 여기다 지역구에 기반을 둔 하원의원들은 내년 중간선거(총선)을 앞두고 지역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 예상외로 표심은 오바마케어를 버리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한다.

2. 무역관련법안(취임 직 후~6월말)

이미 트럼프 취임 다음날부터 나프타(NAFTA) 재협상은 사전조사에 착수한 상태며, 4월15일 美 재무부의 환율조작국 발표도 대기하고 있다. 하지만 이 때 상하원 의회가 파행에 돌입한 상태라면 트럼프 정부의 공격적 보호주의 법안들은 다음 번 환율보고서 10월15일까지 발이 묶일 수 있다.

3. 연방예산안(예결위 3월말~5월초· 부채한도 7월말)

가장 중요한 법안중 하나가 바로 부채한도 증액을 위한 연방예산안 마련이고 데드라인은 8월이다. 트럼프 정부 예산안의 골자는 현행 35%로 돼 있는 법인세를 20~30%로 인하하고 법인을 국내로 이전할 경우 해외매출분에 부과되는 8~15%의 세금을 한시적으로 면제 하는 등 경제활성화를 위해 미 정부부채를 GDP 대비 88%에서 105%로 늘리는 것을 용인한다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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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좌) / 폴라이언 하원의장(우), AP통신

하지만 1단계에 해당하는 건보개혁안도 여당인 공화당의 비협조로 표류 중인 현(現) 상황에서 여아가 합심해야 가능한 무역관련법안과 연방예산안의 통과여부와 시점은 그야말로 안갯속이다.

그러나 바클레이즈는 현재 뉴욕증시가 ‘A자’ 반락없이 비교적 온순한 기간조정을 거치고 있는데 대해 위 3대 핵심법안을 살릴 낙관적 시나리오가 각각 마련돼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1. 현재 트럼프 대통령과 폴라이언 하원의장의 대립각은 ‘기 싸움’ 내지 ‘통과의례’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건보개혁안이 조금 지체되더라도 파행으로만 가지 않으면 내년 11월 중간선거를 앞 둔 의원들이 다 알아서 정리할 것이다.

2. 트럼프 내각이 무역에 있어 보호주의를 채택키로 한 것은 기정사실이므로 나프타(NAFTA) 만큼은 예외적으로 신속하게 처리될 것이다. 하지만 이는 한국을 비롯한 주요교역상대국에 부담임이 분명하다.

3. 연방예산안은 오바마 정권 당시에도 시기를 놓쳐 '정부폐쇄(Shut-down)'로 이어졌던 사례가 있다. 현재로서는 8월은 불가능해 보이고 임시예산안으로 시간을 번 뒤 올 연말~내년 초 타결 가능성이 크다.

김희욱 국제전문기자 hw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