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증시 동반 하락, 무슨 일?

김희욱 국제전문기자
입력일 2017-03-22 12:26 수정일 2017-03-22 15:02 발행일 2017-03-22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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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일 뉴욕증시 급락 본보기, 국채금리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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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해증권거래소 시세판 풍경, AFP통신

한국을 비롯한 일본, 홍콩, 중국 상해까지 22일 아시아증시 오전장은 1% 내외의 하락을 나타냈다.

이날 새벽 마감한 전일 미 증시의 안전자산 선호·위험자산 회피현상이 재현되고 있는데다 달러가치도 하락에 동참하면서 엔달러환율 하락에 일본 니케이지수는 2%대 하락으로 오전장을 마감했다.

필리핀 BDO 유니뱅크의 수석투자전략가 조나단 라벨라즈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시장이 갑자기 그동안 트럼프에 대한 기대가 너무 과도했다는 것을 각성하기 시작했다”며 재정투자, 법인세 감면, 금융규제 완화 등 각종 선심성 공약이 오바마 케어 개정안에 발목 잡혀 있는데도 이렇다 할 만한 추진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트럼프 정부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공통된 실망감을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한동안 과열양상이 나타났던 증시가 건전한 조정 혹은 피로회복기를 지나는 ‘기술적 조정(Technical correction)’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어서 싱가폴 CMC 마켓의 애널리스트 마가렛 양은 “시장은 차익실현의 이유를 찾고 있었는데 마침 워싱턴 불확실성이 등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녀 역시 낙관론이 지나쳤던 지난 분위기가 조금 진정이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한 편 월가에서는 지난 트럼프 당선 후 지속적으로 상승하던 미 국채금리가 최근 급등한데서 증시 조정의 원인을 찾는 시각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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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미국채 10년물금리 / 파랑:S&P500 기업 배당률, 월스트리트 저널 인터넷판 캡처

월스트리트 저널은 “국채금리 상승, 주식시장 랠리를 위협하다”라는 제목의 분석기사를 통해 최근 안전자산의 대표격인 미국채 10년물금리가 S&P500 구성기업들의 배당률을 앞지른 것이 배당성향이 강한 대형주 수요를 제한하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국채수익률은 지난 11월 트럼프 당선 후 인플레 상승기대를 반영하며 급등 후 올 해 들어서도 상승세를 이어왔다. 하지만 요 며칠 뉴욕증시 고점논란과 워싱턴 리스크가 수면위로 떠오르자 미 국채수요가 증가하며 수익률은 다시 반락한 것이다.

월가 전문가들은 시장에서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의 대결은 통상적인 일이지만 지난 4개월여 동안 주식과 상품시장 등 위험자산이 장기랠리를 이어온 이상 이번에 안전자산 랠리(주식·상품시장 조정)가 꽤 오래 지속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김희욱 국제전문기자 hw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