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세일즈 외교' 시동, 사우디에 무기 판매 계약

김희욱 국제전문기자
입력일 2017-03-14 10:32 수정일 2017-03-14 15:04 발행일 2017-03-15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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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무기수출 최대고객 사우디, 한국 4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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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일가와 사우디 국왕, 제로헷지 블로그

지난 주 말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정확히 50일만에 美 국무부는 사우디와 무기공급 계약을 추진중이라고 발표했다.

오랜 기간 국경 확정문제로 예멘과 교전 중인 사우디는 당초 미군으로부터 여러 치명적인 무기를 구입할 의사를 밝혀 왔지만 이는 오바마 정권 말기까지 협상이 난항을 겪었던 사안이다.

하지만 이번 트럼프 정권 출범 후 사우디와 미국간 무기거래 협상은 급물살을 탔고 결국 무기수출 계약을 맺기에 이르렀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미국이 알카에다 척결을 돕는 차원에서 예멘에 병력을 파견할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美 국방예산은 2015년 기준 5970억달러(약 685조 4천800억원)로 세계 1위의 위상을 유지했으며 올 해 트럼프 정부의 방위비 지출은 크게 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는 이스라엘 31억달러, 이집트 13억달러 요르단 3억5천만달러 파키스탄 2억6천5백만달러 등 다른 국가로부터 지원받는 예산이 포함돼 있으며 미국으로부터 무기를 구입하는 ‘최대고객’은 1위가 사우디, 2위는 아랍에미리트(UAE), 3위 터키 그리고 4위에 대한민국이 차지하고 있다.

그 뒤에 호주, 대만, 인도, 싱가포르, 이라크 그리고 10위에 이집트가 올라있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선임연구원 앤드류 헌터는 “미국 무기수출의 40%는 중동지역이 차지하고 있다”며 지난 반세기 알카에다, ISIS 등 중동지역에서 끊임없이 생겨나는 테러단체가 어떻게보면 미국에는 효자노릇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산유국들간 갈등과 이에 연동된 유가 변동성이 중동지역의 안보문제와 직결되는 만큼 최근 유가급락 상황도 이들의 무기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한편 사우디는 예멘과의 전쟁에 있어 치명적인 살상무기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UN에 제소된 상태다. 하지만 이번에 미군에서 사우디에 공급될 무기들이 어떤 스펙과 종류인지는 현재 비밀에 붙여진 상태다.

전 예멘주재 미 대사 제랄드 파이어스타인은 “정의구현 차원에서 사우디에 무기를 판매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방국들이 올바른 대응을 하게끔 지원하는 것도 미국의 역할이고 그런 차원에서 최신식 무기를 이들에 공급하는 것은 타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국왕은 트럼프 당선 후 워싱턴을 방문해 ‘아메리카 퍼스트’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알아보았는데 ‘적어도 다른 무기거래상을 통해 미국의 무기를 구입할 필요는 없겠구나’라는 점에서 안도했다고 전해졌다.

김희욱 국제전문기자 hw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