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社 "2차 석유전쟁 임박" 유가 재하락 전망

김희욱 국제전문기자
입력일 2017-03-08 10:12 수정일 2017-03-08 15:03 발행일 2017-03-0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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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최악의 시나리오' 가정시 2019년 40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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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셰일오일 생산시설, AP통신

세계 3대 신용평가사 가운데 하나인 피치(Fitch)는 지난 해를 정점으로 OPEC(석유수출국기구)의 감산을 위한 갈등이 해소되고 올 들어 수급도 점차 안정을 찾는 추세지만 유가는 다시 하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피치는 보고서를 통해 그동안 생산을 하면 할 수록 손실이 커지는 즉 ‘채산성’이 안 맞아 가동을 멈췄던 美 셰일오일 업계가 최근 유가회복에 유정가동을 늘리면서 기지개를 켜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 하반기 셰일오일 생산증가가 본격화 되면 최근 유가상승분을 모두 상쇄해 버리고 남을 것이라면서 이는 곧 공급과잉 시장환경을 불러 결국 국제유가는 2019년 배럴당 40달러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OPEC는 올 초 회의를 열어 회원국간 180만 배럴을 추가로 감산키로 합의하고 중기관점에서 유가를 55~60달러 범위로 관리하는데 뜻을 같이 했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변수는 미국을 비롯한 비OPEC 회원국들은 철저히 시장의 수급과 가격 논리 외에는 통제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또한 ‘에너지 독립국’을 표방했던 오바마 대통령은 집권 초반기부터 美 셰일오일 혁명을 정책적으로 지원했고 이 결과 2013년 기준 미국의 에너지 자급율은 61%로 향상됐다. 따라서 공급과잉으로 인한 유가급락 사태 때 마다 美 셰일오일 업계와 정면으로 맞섰던 OPEC간 ‘석유전쟁’은 2차전이 불가피 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여기다가 미국의 소비심리나 소매판매 그리고 물가 전반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것이 휘발유 가격인 만큼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인플레 상승국면에서 트럼프 정부가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저유가를 선호할 가능성이 크다.

김희욱 국제전문기자 hw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