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도 차면 기운다' 전문가들 뉴욕증시 조정에 무게

김희욱 국제전문기자
입력일 2017-03-07 11:15 수정일 2017-03-07 14:38 발행일 2017-03-08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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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美 고용지표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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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권거래소 플로어, AP통신

지난 주 12거래일 연속 사상최고를 기록했던 다우지수에 대해 ‘기간조정’을 예상하는 월가 전문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상승과 하락 둘 중 하나인 주식시장에서 ‘조정’이라는 표현은 장기 강세장 후의 하락 혹은 급등 후의 하락 두 종류로 나뉜다. 이를테면 장기 강세장 후 하락은 거래량과 매수주체가 부재하나 주가의 하락폭이 크지는 않은 경우를 ‘기간조정’ 그리고 급등 후 하락은 ‘가격조정’이라고 부른다.

피프티 파크 인베스트먼트의 CEO 아담 새란은 “트럼프랠리가 언제 끝날지는 모르지만 최근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도청의혹과 더불어 정치보복의 기미가 보이면서 투자자들이 트럼프의 친시장적인 정책에 걸었던 기대감이 조금씩 사그라들고 있다”며 현재 월가 분위기를 전해왔다.

여기다 오는 14~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통화정책 회의에서 금리인상 가능성이 지배적인 가운데 이번 주 여러 美 경제지표들이 대기하고 있다. 이 가운데서 화두로 꼽히는 것은 현지시간 10일 예정된 미 정부 공식 고용보고서다.

최근 ISM 구매관리자 지수의 제조업과 서비스업 모두 ‘서프라이즈’ 수준의 결과가 나왔고 지난 주 주간실업수당 청구건수가 40년만에 최저치의 기록을 세우는 등 미국경제 호황의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2월 고용보고서에 대한 기대치는 높은 상황이다.

지난 달 발표된 1월 비농업고용은 22만7천건 증가를 기록하며 예상치를 돌파했고 이번 2월 고용지표에 대한 월가 예상치는 19만건 증가에 맞춰져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 후 ‘양적완화’에 몰입했던 연방준비제도(Fed)에 길들여졌던 투자자들은 고용지표가 너무 좋으면 출구전략을 자극해 시중 유동성이 증발할 수 있다고 역설적인 반응을 나타냈었다.

하지만 지난 11월 트럼프 대통령 당선 후 미국의 실질금리가 본격적인 인상국면에 돌입하자 월가 금융사들을 비롯한 투자자들은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올릴 경우 예대마진이 증가하고 또 자본시장의 수요와 공급이 동시에 증가한다는 ‘순기능’에 보다 집중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고용지표가 너무 좋게나오면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을 자극할 것이라고 우려 하면서도 반대의 경우 시장과 연방준비제도(Fed)가 동시에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최근 월가 3대 금융사 골드만삭스, 씨티그룹, 그리고 JP모간은 미국증시 ‘단기 급락 리스크(Short-term downside risk)’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가운데 JP모간 리서치센터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 후 뉴욕증시가 11% 올랐는데 이에 대한 검증이 필요한 시점이다”라며 현재 미 증시는 과열기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JP모간은 현재 월가에 반영된 기대감을 법인세 인하 16%, 금융규제완화 24%, 재정정책 기대감 24%로 세분화하며 이 같은 재료들이 미 증시 상승폭 11%에 비해 너무 앞서갔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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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황 KBW은행지수 / 파랑 코스피, 블룸버그 인터넷판 캡처

‘모든 사람들이 기다리는 조정은 결코 오지 않는다’라는 증시격언도 있지만 월가의 메이저 기관들은 주식비중을 늘려 수익률을 올리고 싶어도 현재 증시의 밸류에이션(가격부담)이 너무 높아 적극적인 매매를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럴 경우 월가 대형은행들의 주가로 산출된 KBW은행지수에도 하방압력이 불가피하고 한국증시 외국인 투자자들도 본사가 위치한 월가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김희욱 국제전문기자 hw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