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일 앞으로 다가온 프랑스 대선, 금융시장 초긴장

김희욱 국제전문기자
입력일 2017-03-06 11:04 수정일 2017-03-06 16:05 발행일 2017-03-0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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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에 'Bank'가 안 들어가는 프랑스 대형은행들, 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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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린 르 펜, CBS 60 Minutes 예고

오는 4월23일~5월7일로 예쩡된 프랑스 선거가 글로벌 금융시장의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프랑스의 트럼프’로 불리는 마린 르펜이 본격적인 트럼프 따라잡기에 나섰지만 반응은 차가웠다.

르펜은 지난 주말 CBS 60 Minutes에 출연, “글로벌화(Globalization)는 소수에게만 혜택, 다수에게는 재앙”이었다며 최근 TPP 탈퇴와 NAFTA 전면 재협상의지로 탈(脫)글로벌화에 나선 트럼프에 동조하는 동시에 유럽연합(EU) 탈퇴도 예외는 아니라는 뜻을 내비쳤다.

프랑스 공화당 대통령 후보였던 프랑수아 피용 전 총리가 부인과 자녀를 자신의 사무실에 보좌관으로 등록해 급여를 지급했다는 의혹에 저격당하자 국민전선 르펜이 돌풍을 일으키며 30% 가까운 지지율로 단 숨에 프랑스 대선 유력후보로 급부상했다.

당초 프랑스 금융시장에서는 ‘대처리즘’을 표방하는 친(親)시장주의자 피용의 승리를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유럽연합을 탈퇴한 영국경제가 살아나고 대외적 위상이 예전 호황기를 되찾아가는 최근 상황에 시장참여자들의 르펜에 대한 호감도도 점차 올라가고 있었다.

특히 지난 11월 트럼프 당선 후 ‘트럼프랠리’의 주인공이 대형은행업종이었다는 점에 착안, 지난 연말 금융업종이 프랑스증시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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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CAC지수, 블룸버그 인터넷판 캡처

하지만 르펜이 최근 파시즘에 가까운 과격한 발언을 일삼고 지난 해 트럼프 선거운동 당시와 마찬가지로 과도한 내셔널리즘(Nationalism, 국가주의)에 몰입하자 프랑스의 부도위험을 나타내는 CDS 프리미엄은 수직상승하며 시장참여자들의 경계감을 반영하고 있다.

여기다가 갑자기 세비횡령 의혹에 휩싸인 르펜의 최근 지지율이 6주만에 최저치로 뒷걸음질 치며 5월초 선거결과 발표를 앞둔 프랑스 대선은 ‘카오스’ 국면에 진입한 것이다. 이에 따라 연말부터 올 초까지 르펜 지지율과 동반상승하며 ‘르펜랠리’를 즐겼던 금융업종은 대량매도세와 함께 되돌림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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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CDS 프리미엄, 도이체방크 리서치

하지만 프랑스 정가에서는 르펜 돌풍이 일시에 잦아들면서 기존 피용과 양자대결의 주인공이었던 마크롱이 안정적인 지지율 1위로 복귀한데 고무되었다.

이에 따라 최근 한 달 각종 정치적 스트레스에 시달렸던 프랑스 은행주들은 주말장에서 쏘시에떼제네랄이 4.6%, 크레딧아그리콜이 2.8%, BNP파리바가 2.85% 각각 상승하며 다시 강세로 복귀했다.

지난 2012년 기준 투표율 80%를 넘어섰던 프랑스 대통령 선거는 이번에도 현지에서 큰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이 가운데 프랑스 금융주는 가장 좋은 바로미터로 간주되고 있다.

위에 언급한 3대은행 외에도 크레디뮈튜엘(Credit Mutual), 케스테파르뉴(Caisse d‘Epargne) 등 프랑스 대형은행들은 다른 유럽국가들과 달리 이름에 ‘Bank(은행)’자가 들어가지 않는다.

그 이유는 프랑스 혁명 당시 관치금융으로 국민들을 괴롭혔던 은행가들 가운데 일부가 처형을 당하는 등 기존 은행권에 대한 시민들의 반감이 큰 역사 때문으로 아이러니하게도 이번 선거에서 프랑스 금융업종이 현지 상황을 가장 직접적으로 나타내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희욱 국제전문기자 hw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