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곡지구, 오피스텔 공급과다로 임대료 하향 곡선

김영주 기자
입력일 2017-03-05 08:30 수정일 2017-03-05 13:44 발행일 2017-03-06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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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철도 마곡역 공사장 뒤편으로 3월 입주 예정인 오피스텔 단지가 보인다. 이미 입주를 완료한 오피스텔도 수십 채에 이른다.

‘성공 투자 보장’ ‘고수익 보장’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 일대 부동산은 저마다 현수막을 내걸고 개발 열기를 띄우고 있었다. 기대감을 반영하듯 마곡지구 곳곳에선 오피스텔 신축 공사가 한창이었다. 지하철 9호선 마곡나루역 인근 1km 방면에는 이미 입주를 완료했거나 시작하는 오피스텔도 수십 채였다. 2007년부터 산업·업무단지 조성을 목표로 조성된 마곡지구엔 올해부터 LG, 롯데, 신세계, 이랜드 등 대기업 입주가 예정돼 직장인 수요를 겨냥한 오피스텔 물량이 대거 공급되고 있다.

6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서울지역 오피스텔 입주물량 6193실의 38.0%인 2355실이 마곡동에 집중됐다. 올해 상반기에도 마곡동 오피스텔 입주물량은 3377실에 달한다. 서울지역 전체 입주물량 7674실의 44%에 이른다.

“작년부터 올해까지 입주물량이 너무 많아서 전·월세 가격이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임대료 수익률도 예상치에 못 미치고요.”(미곡지구 일대 A공인중개사 대표)

그러나 짧은 기간에 오피스텔 입주 물량이 쏟아지면서 임대료는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9호선 마곡나루역과 양천향고역 일대 부동산을 돌아보니 전용면적 23㎡(약 7평) 안팎의 오피스텔 임대료는 보증금 1000만원, 월세 50~55만원에 형성돼 있었다. 작년 3월 월 임대료 55~60만원에서 조금 더 내렸다.

B공인중개사 대표는 “올해 입주하는 오피스텔 월 임대료를 60만원 선 정도로 예상했는데 50만원만 받고 있다”면서 “물량을 한꺼번에 빼다 보니 공실을 피하기 위해서는 수익률을 낮춰서라도 임차인을 구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임대수익률 하락에도 매매가격에는 큰 움직임이 없었다. 23㎡ 기준 시세는 1억 7000만원 가량으로 분양가에 웃돈이 1000만~1500만원 가량 붙었다.

B공인중개사 대표는 “대기업들이 입주하고 공항철도가 개통되면 시세가 더 올라갈 것이란 기대가 높다”면서 “작년과 비교해 매매가는 300만~ 500만원까지 올랐다”고 말했다.

당장 임대 시장에는 비상이 걸렸다. 전용 23㎡ 안팎 오피스텔은 공급 당시 분양가가 1억5000만원 정도였다. 이를 보증금 1000만원, 월 임대료 50만원에 세를 줬다면 수익률은 4.29%에 그친다.

또 마곡지구에 저렴한 임대료의 신축 오피스텔이 몰리면서 인근 지역 오피스텔은 공실률이 커진다는 우려도 나온다. C공인중개사 대표는 “기업 입주 전이라 오피스텔 수요가 새롭게 생기진 않았다”면서 “김포공항·여의도 등으로 출퇴근하는 분들이 마곡의 저렴한 신축 오피스텔로 옮겨와 근처 지역 오피스텔 공실률이 커지고 가격도 낮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글·사진=김영주 기자 youn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