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vs 태극기, 광화문 곳곳서 충돌

하종민 기자
입력일 2017-03-01 17:36 수정일 2017-03-01 17:43 발행일 2017-03-01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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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충돌
태극기 집회측 참가자들이 촛불집회가 펼쳐지는 광화문 광장으로 올라가겠다고 주장하자 충돌을 염려한 경찰들이 이를 제지하고 있다. 태극기집회 참가자들의 손에는 태극기가 들려있다.

대통령 탄핵 찬반 양 측이 광화문 곳곳에서 충돌했다. 3·1절을 맞아 박근혜 대통령 탄핵 찬성집회(촛불집회)참가자와 탄핵 반대집회(태극기집회)참가자들 모두 광화문에서 시위를 벌인 것이 원인이 됐다.

태극기 집회가 본격화 된 오후 2시께 광화문광장 중앙지하보차도 역사박물관 출입구에서는 경찰과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 간 충돌이 있었다.

태극기 집회측 참가자들은 태극기를 들고 광화문광장으로 들어가겠다고 주장했지만, 경찰들이 촛불집회측과의 충돌을 염려해 이들의 통행을 제지하자 충돌한 것이다.

10여 명의 태극기집회 참가자들은 “우리는 그냥 지나가는 길인데 왜 경찰들이 길을 막느냐”며 “우린 싸울 의도가 없다”고 주장했다.

태극기집회참가자
태극기집회 참가자 일부가 차벽 위로 올라가면서 한때 긴장감이 조성되기도 했다.

광화문 북측광장에서는 경찰이 세워둔 차벽을 사이에 두고 날선 공방이 이어졌다.

외교부청사 앞에서 펼쳐진 한국자유총연맹 주최의 탄핵 반대 집회에서 태극기집회 참가자 일부가 차벽 위로 올라가자 이를 본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격렬히 항의했다.

촛불집회측 참가자들은 경찰들에게 “당장 끌어내리지 않고 무엇을 하냐”며 고함을 지르기도 하고 이를 제지하려는 경찰들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일부 촛불집회 참가자들은 차벽 틈으로 태극기집회 참가자들과 욕설과 고성을 내뱉으며 언쟁을 벌였다.

양측 모두 신문지와 전단지 등 물건을 차벽 넘어 상대방에게 던지며 격렬히 대립했다. 심지어 일부 참가자들은 폭죽을 두세 차례 발사하기도 했다.

천안에서 올라온 이애자(58)씨는 “저렇게 차벽 위로 올라가는 행동은 창피하고 무책임한 일”이라며 “경찰이 강제로라도 빨리 내려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 강북구에서 온 고등학생 박모(17)씨는 “이미 남북으로 갈라진 상태인데 다신 한번 대한민국이 갈라지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며 “폭력으로만 무엇이든 해결하려는 모습이 한심해 보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촛불집회 참가자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차벽 위로 올라간 태극기집회 참가들을 끌어내리라며 항의하고 있다.

종로소방서 앞에서도 차벽을 사이에 두고 경찰과 촛불집회 참가자들 간 충돌이 벌어졌다.

경찰이 차벽 사이 출입구를 통제하면서 광화문 광장으로 들어가려는 시민들의 출입을 통제하자 촛불집회측 참가자들이 항의한 것이다.

일부시민들은 ‘이미 지하철 역에서 한참을 걸어왔는데 얼마나 더 걸어가라는 것이냐’며 불만을 터트렸다.

하종민 기자 aidenha@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