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레이건 따라잡기, 증시도 장단 맞춰

김희욱 국제전문기자
입력일 2017-02-23 11:41 수정일 2017-02-23 18:01 발행일 2017-02-24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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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면_트럼프레이건

현지시간 22일 다우지수가 무려 9거래일 연속 사상최고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 날은 연방준비제도(Fed) 임원들이 美 경기과열에 대한 걱정과 함께 3월 금리인상에 대해 비교적 뚜렷한 선호를 나타냈는데도 불구하고 시장은 트럼프랠리에 더 큰 비중을 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렇게 다우지수가 9거래일에 걸쳐 연속으로 사상최고치를 갈아치운 것은 19987년 1월 이 후 30여년만에 처음있는 일이었다.

당시는 레이건 대통령은 70년대 오일쇼크와 대외적으로 위축된 미국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마련한 ‘레이거노믹스’의 효과가 절정에 도달한 시기였다.

평소 공개적으로 레이건 대통령을 존경한다고 밝힌 트럼프 대통령 당선 후 증시는 ‘트럼프랠리’를 통해 당시 대세상승장을 그대로 재현했다.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에는 트럼프와 레이건 두 사람은 닮은 점이 많고 시장참여자들도 이에 대한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당시 87년 1월8일 다우지수가 9거래일 연속 사상최고를 경신한 끝에 마침내 도달한 지수는 2000p, 지금의 10분의 1 수준이었다.

하지만 2017년 2월22일 기준 다우지수는 20775p를 가리켰다. 당시에도 고점에 대한 부담은 있었지만 지금에 비할 정도는 아닌데 이번 트럼프 정부가 레이거노믹스의 성공사례만을 그대로 답습할 것이라는 기대가 오히려 오리지날이 시행됐던 당시보다 훨씬 큰 덕분이었다.

트럼프 정부의 정책 드라이브 가운데 당시 레이거노믹스와 공통점은 재정정책과 규제완화, 그리고 다른 점은 인플레에 대한 비둘기파적 시작이다.

현재 투자심리는 레이거노믹스의 장점, 그 중 트럼프 정부와의 ‘교집합’에만 집중하고 있어 향후 특이점이 왔을 때의 반응도 확인해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월가에서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김희욱 국제전문기자 hw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