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범죄 증가에 대한 美 대책은...'반상회?'

김희욱 국제전문기자
입력일 2017-02-22 14:53 수정일 2017-02-22 14:53 발행일 2017-02-22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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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은 늘 가까이에 \'네 이웃을 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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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자에게 신발과 양말을 제공하는 NYPD

미국 시카고, 발티모어, 밀워키, 멤피스 4대도시의 강력범죄가 급증해 갱스터 영화가 유행하던 1985년 수준까지 올라갔다.

일각에서는 가난과 실업 그리고 경찰의 치안부재 등을 원인으로 지목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의 분석은 조금 다르다.

전통 공업도시 시카고의 경우 인종갈등에 의한 것도 있지만 2016년 기준 인구 10만명당 28명의 강력범죄를 기록한 이 지역은 전체 인구 10% 미만인 5개 동에서 전체 강력범죄의 3분의 1이 발생했다. 마약과 불법약물 그리고 작물 등이 거래되는 대도시 뒷골목 할렘가 대부분이 우범지역으로 꼽혔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내 35개 도시 가운데 27개가 최근 2년간 강력범죄 발생율이 증가했지만 이 가운데 인구 밀집도가 가장 높은 도시인 뉴욕과 LA는 현재 안정적인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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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PD 방범순찰 프로젝트

그 비결은 무엇일까? 바로 NYPD(뉴욕경찰청)의 Neighborhood Policing Plan(방범순찰 프로그램) 덕분이다. 전 NYPD 윌리엄 브라튼 청장은 LAPD(로스엔젤레스경찰청)에서 3번의 임기동안 검증된 강력범죄예방 대책을 체계화 한 후 뉴욕에 도입하기에 이른다.

그 결과 뉴욕지역의 강력범죄는 눈에 띄게 줄었고 시카고와 발티모어에서는 경찰관들을 NYPD로 연수를 보내 해당프로그램을 익히고 실전에 활용하게끔 지원하고 있다.

경찰관들은 지역사회에 침투해 범죄가능성이 높은 군의 사람들을 집중감시하고 이웃들로 하여금 서로 누가 어디 살며 무슨 일을 하는지에 대해 파악할 사명을 부여하는 것이다.

이들은 이웃을 배신한다는 생각보다는 경찰에 협조하며 의미있는 일을 한다는 점에 흥미를 느낄 것이며 이런 식으로 이웃간 정보가 많아지고 또 이것이 경찰관들과 공유되는 것을 아는 환경에서 강력범죄는 자연스럽게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최근 층간소음으로 이웃간 다툼과 심지어 살인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이에 대한 대책으로 지난 1995년 폐지된 반상회의 필요성이 떠오르는 것과 흡사하다고 볼 수 있다.

김희욱 국제전문기자 hw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