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S 택배 무인화 시대 '성큼'

김희욱 국제전문기자
입력일 2017-02-22 08:30 수정일 2017-02-22 14:37 발행일 2017-02-2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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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기 + 무인트럭' 최적의 운송시스템, 배달원 불필요(不必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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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S 드론배송 시현, 테크크런치 동영상 캡처

플로리다의 한 농장에서 출발한 드론이 물품을 싣고 향한 곳은 주문자의 집 앞이었다.

페덱스와 함께 미국 운송업계 양대산맥인 UPS(United Parcel Service)는 드론을 이용한 무인배송을 처음 공개적으로 선보였다. 비록 시험운행이었지만 UPS 측은 의미있는 도전이 시작됐다고 자평했다.

이번 UPS를 도운 무인배송기 제조사는 오하이오에 위치한 워크호스(Workhorse)로 드론항공기와 트럭 등 각종 무인운송장비 제조사다.

사실 ‘드론’은 여러개의 공중부양장비가 달린 소형기에서부터 광의(廣義)로는 무인 운송장비 전체를 일컫는 표현인데 비로소 그 의미와 쓰임이 본격 확대되는 분위기다. UPS는 지난 해 350대의 하이브리드 트럭을 구입해 이 중 125대는 벌써 운송에 사용되고 있다.

부사장 존 도데로는 “드론의 본래 개념에 맞게 자사는 거의 모든 운송수단의 무인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 같은 무인배송시스템 확장의 뜻이 있음을 시사했다.

뉴욕이나 워싱턴 D.C 혹은 샌프란시스코 같은 대도시를 제외한 미국의 전통 거주지역의 특징은 앞마당과 옆에 별도의 차고가 딸린 2층 집이 가장 일반적인데 이런 경우 드론으로도 충분히 안전하고 정확한 배송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물론 주상복합이나 사무실 혹은 콘도 형태의 다가구주택(한국의 아파트 개념) 지역에서는 이 같은 무인배송이 쉽게 배달원의 자리를 차지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미국의 운송시스템이 갖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대도시가 아닌 주택가 배송을 신속정확하게 처리할 새로운 수단이 필요하고 현재 UPS에서는 무인배송기와 무인배송트럭에 눈길을 돌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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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무인 밴, 2016 CES 자료실

지난 9월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에서 ‘비전 밴(Vision Vans)’이라는 무인 밴이 소개돼 참석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메르세데스 벤츠와 인공지능 프로그램 제조사 마터넷이 공동개발한 이 비전 밴은무인배송의 또 다른 대안으로 소개됐다.

향후 UPS의 목표는 장거리운송이 가능하나 도어투도어(Door-to-door) 서비스에 한계가 있는 무인 배송트럭과 단거리운송에만 가능하나 배송에 있어 정확성이 뛰어난 드론기를 결합한 운송장비를 도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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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기 중간배송 장비가 설치된 UPS 트럭

즉, 물류센터에서 지역별로 나눠진 물건들이 무인 배송트럭에 실리고 해당지역에 도착 후 큰 도로를 지나는 동안 드론기가 트럭에서 물품을 싣고 날아올라 수신인 집앞에 물품을 놓고 다시 트럭으로 돌아오는 것을 반복하는 식으로 두 무인운송장비의 장점을 결합시킨 것이다.

UPS와 무인배송시스템을 공동개발하고 있는 워크호스사의 CEO 스티브 번즈는 ‘일단 TV 나 가전제품처럼 무겁고 값이 비싼 물품보다는 운송이 쉬운 것들을 샘플로 최적의 배송시스템 구축에 활용하고 있다’고 테크크런치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김희욱 국제전문기자 hw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