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탄핵 원하시는 분 소리 한번 질러보세요!”
18일 오후 6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는 16번째 촛불집회가 열렸다. 지난 1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이 결정된 이후 처음 열린 이날 집회는 축제를 방불케 하는 흥겨운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갑자기 매서워진 추위에도 아랑곳없이 70만명(주최 측 추산·오후 8시 기준)의 시민들은 ‘박근혜 즉각 퇴진’, ‘특검연장’ 등의 구호가 쓴 피켓과 촛불을 들고 광장을 찾았다.
촛불집회를 주최하는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 측은 ‘탄핵지연 어림없다! 박근혜·황교안 즉각퇴진! 특검연장! 공범자 구속!’을 주제로 이날 집회를 열었다. 첫 번째 촛불집회부터 빠짐없이 광장을 찾았다는 정모(49)씨는 “탄핵이 될 때까지 계속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한 손에는 가족, 연인의 손을 잡고 다른 한 손에는 촛불을 든 시민들이 눈에 띄었다. 어린 아이를 품에 안고 찬바람이 새어들지 않게 점퍼와 담요를 꽁꽁 덮어주는 엄마도 눈에 띄었다.
광장을 뛰어 놀던 아이들은 어른들이 촛불을 들고 함성을 지를 때면 함께 LED촛불을 높이 들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이날 11살, 7살인 두 아들과 아내와 함께 광장을 찾은 오모(42)씨는 “첫째 아이와는 벌써 3번째 광장을 찾았다”며 “아이들에게 더 좋은 세상을 물려주고 싶어서 왔다”고 말했다.
중앙 무대에서는 록밴드 더 모노톤즈, 재즈올스타즈 등의 공연도 이어졌다. 무대에 오른 이한철씨는 “탄핵이 인용될 거라 믿는다”며 노래 ‘슈퍼스타’를 불러 시민들을 응원했다. 시민들은 “괜찮아 잘 될거야”라는 가사의 후렴구를 따라 부르며 호응했다.
본집회가 끝날 무렵인 오후 7시 30분께, 시민들은 ‘레드카드 퍼포먼스’로 집회를 마무리했다. 잠시 모든 불빛을 소등한 뒤 ‘박근혜 퇴진’을 외치며 주최 측에서 나눠준 빨간색 종이에 핸드폰 플래시 불빛을 비춰 들어 올리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시민들은 이어 “박근혜는 퇴장하라”, “황교안도 퇴장하라”, “자유당은 해산하라”고 외쳤다.
본집회가 끝난 직후 시민들은 청와대 방면 3개 경로, 헌재 방면 2개 경로, 대기업 사옥이 있는 삼성종로타워 등 6개 경로로 행진했다.
글·사진=김영주 기자 youn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