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반대 태극기 집회 “박 대통령님 사랑합니다”

손은민 기자
입력일 2017-02-04 21:32 수정일 2017-02-04 22:07 발행일 2017-02-04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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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시청광장에서 11차 탄핵기각 총궐기 국민대회가 열리고 있다.
국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의결한지 58일째 되는 토요일. 촛불집회가 열리는 광화문 광장에서 불과 500m 떨어진 시청 앞 광장에는 태극기를 든 시민들로 가득했다.

4일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는 ‘11차 탄핵기각 총궐기 국민대회(탄기국)’가 열렸다. 오후 2시부터 시작된 집회는 저녁 8시까지 이어졌다. 행사를 주최한 ‘대통령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는 이번 집회에 130만 명의 시민들이 모였다고 밝혔다.

이날 집회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언론 보도, 국회와 박영수 특검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연사로 나선 전미홍 전 KBS 아나운서는 “패권이 아닌 법치, 불신과 불안이 아닌 안전과 평화 그리고 자유민주 국회가 필요하다. 잘못된 정치를 우리 애국시민이 바로잡아야 한다”며 “박대통령을 구해드리고 안보의식이 투철한 분이 새 대통령이 될 때까지 끝까지 뭉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씨는 헌재의 탄핵 기각을 위한 서명운동과 국회가 추진하는 악법을 막기 위한 반대운동을 촉구했다.

이군로 탄기국 2030 대표는 “대한민국을 뒤엎으려는 반역세력이 악의적으로 일으킨 사태인지 밝혀내야 한다”며 “깡패 양아치 국회의 대국민 사기극이 이뤄지는 나라가 법치국가인가”라고 되묻기도 했다. 이 씨는 “공정성을 상실한 채 마녀사냥을 일삼는 언론은 없애야 한다” “인민재판을 하는 특검의 요구를 들어줄 필요 없다”는 등 과격한 발언을 쏟아냈다.

ROTC 총동창회 차원량 대표는 ‘거짓선동을 일삼는 언론은 폐업하라’ ‘대한민국을 모욕하는 특검은 할복하라’ 등의 내용의 시국선언문을 낭독했다.

시청 앞에 모인 시민들은 ‘손석희를 구속하라’ ‘대한민국 만세’ 등의 구호 연신 외쳤다. 연설 사이사이 군가에 맞춰 태극기를 흔들고 청와대를 향해 돌아서 ‘박근혜 대통령님 보고싶습니다’를 합창하는가 하면, 일동 국가에 대한 경례를 하기도 했다.

거짓보도로 사람들을 현혹하는 언론에 화가 나서 집회에 나왔다는 김 모 씨는 “대통령의 탄핵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함께 나온 친언니 김 모 씨도 “처음엔 뉴스를 보고 그런가보다 했는데, 알아보니 확실한 증거가 전혀 없는데 언론과 정치권이 무조건 탄핵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집회 현장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시위를 바라보던 50대 중반의 박 모·김 모씨 부부도 주류 언론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 씨는 “방송의 편향보도가 심해 요즘은 유튜브로 뉴스를 본다”면서 “탄핵을 기각하고, 특검은 해산하고, 종편도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딸과 함께 집회에 참석한 김한모(61세) 씨는 “태극기 집회 전에는 시위에 나와본 적이 없다”면서 “박대통령 지지자인데, 박대통령이 일방적으로 탄핵되는 것 같아서 집회에 참석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씨는 “처음에는 아이들이 같이 오기 싫어했는데, 계속 설명하니 이해하고 주말마다 함께 나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4일 탄핵반대집회
집회 참가자들이 박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서명을 하고 있다.
한편 서울광장으로 통하는 시청역 5번 출구 앞에서는 박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서명운동이 진행됐다. 바로 옆에서는 jtbc 손석희 사장 등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참가 서명도 함께 이뤄졌다. 확인서에는 금품을 살포해 집회 참가자를 동원한 사실여부를 묻는 항목도 포함돼 있었다.

경찰은 이날 양측 간 충돌 방지와 질서유지를 위해 서울시내에 경비병력 176개 중대 1만 4000명을 배치했다.

손은민 기자 minso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