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집회 현장 가보니 ... "자발적으로 나왔다, jtbc 소송 동참하겠다”

안준호 기자
입력일 2017-02-04 19:18 수정일 2017-02-04 19:40 발행일 2017-02-04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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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집회
시청 앞 광장에 태극기를 든 집회 참가자들이 모여있다.
4일 오후 1시 50분. 을지로3가역 2호선 환승구는 벌써부터 시청 앞 탄핵 반대 집회에 참가하려는 인파들로 가득했다. 태극기를 휴대하고 삼삼오오 무리를 지은 사람들은 현 시국에 대해 저마다의 의견을 쏟아냈다.

탄핵 반대 집회에 일곱 번째 참가한다는 김 모(57)씨는 “탄핵 반대도 중요하지만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 때문에 오늘도 거리로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본색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야당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공산주의가 나라를 잠식할 수도 있다”고 집회 참석의 이유를 밝혔다.

집회가 열리는 시청역도 집회에 참가하려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을 찾기 어려웠다. 길게 늘어선 줄을 따라 지하철 밖으로 나가자 애국가가 울려 퍼지는 집회 현장이 눈에 들어왔다. 도로는 단상 위 발언대를 경청하는 사람들로 꽉 차 있었다. ‘탄핵 무효’, ‘종북 좌파 척결’ 등 이미 10차례 이어진 태극기 집회를 통해 익숙해진 문구들이 길 위를 장식했다.

길 한 켠에 마련된 모금함 옆에 서명을 받는 책상이 눈에 띄었다. 태극기 집회 참석자들이 돈을 받고 동원되었다는 모 언론 보도에 대한 소송을 제기하면서 소송 참가자를 접수받는 자리였다.

책상 앞에 줄을 서 있던 한 모(63)씨는 “JTBC가 우리가 돈 받고 나오는 알바들이라고 보도했다는 소식을 듣고 열이 받아 소송 참가자로 이름을 올리려고 한다”며 “나도 그렇고 여기 다 자발적으로 나온 사람들인데 돈을 받았다는 주장은 터무니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날 집회 단상에는 주관 단체인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 주요 인사들과 보수 우파 인사들이 차례로 연사로 나섰다. 집회를 주관하는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이하 탄기국)’의 정광용 대변인은 “대통령님 보고 싶습니다. 130만명이 대통령님 나오시길 기다립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도화선이 되었던 태블릿 PC에 대해 조작 의혹을 제기한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는 “인명진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이 다음 주까지 태블릿PC 조작 진상규명위원회를 조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희재 대표의 뒤를 이어 연사로 나선 김진태 새누리당 국회의원은 “제가 선거 때 공약이행률을 부풀렸다며 재판을 받으라고 한다”며 “선거가 끝난 지 언제인데 이제와 이러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탄기국 측은 이 날 참가 인원이 오후 4시 기준 130만명으로 추산된다고 발표했다. 1부 집회를 마치고 집회 참가자들은 을지로와 남대문을 거쳐 대한문으로 돌아오는 행진에 나섰다. 이 날 집회는 행진 종료 후 다시 대한문 앞에서 오후 8시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안준호 기자 MTG10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