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시킨 美러스트벨트도 “이민 노동자 필요”

김영주 기자
입력일 2017-02-01 19:07 수정일 2017-02-01 19:11 발행일 2017-02-01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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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ump Travel Ban Las Vegas <YONHAP NO-2129> (AP)
미국 러스트벨트도 트럼프의 반이민 정책에 우려를 나타냈다. 사진은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트럼프 반 이민 정책에 항의하는 모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 이민 행정명령에 대해 트럼프 당선의 원동력인 미국 ‘러스트벨트’도 우려를 나타냈다.

러스트 벨트는 자동차, 철강 등 제조업이 몰려있는 미국 중서부와 북동부 지역을 아울러 부르는 말이다. 제조업이 무너지면서 지역 경제가 침체될 위기에 놓이자, 이 지역 백인 중산층 노동자들이 결집해 트럼프 당선을 이끌었다.

윌스트리트저널(WSJ)은 31일(현지시간) “러스트벨트에서는 공화계와 민주계를 막론해, 관료와 주의회 의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반 이민 정책을 크게 걱정하고 있다”면서 “러스트벨트도 이민 노동자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러스트벨트 지자체장들은 인력 보충, 기술과 경영 노하우 전수 등 경제적 이유를 들어 이민 노동자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뉴욕 등 민주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들 정치, 도덕적 이유로 반 이민 정책을 반대하는 것과 대조된다.

캔자스주 가든 시티 위원인 재닛 돌(공화당)은 “여기 이민자들은 우리 사회의 생산적 구성원”이라며 “그들은 좋은 일자리를 갖고 있고, 지역사회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한다”고 강조했다.

러스트벨트에서는 산업을 발전시키고 인구 감소를 막기 위해 지난 5~8년 간 이민자들을 끌어들이는 노력을 꾸준히 해왔다. 미시간 주의 경우 이민자와 난민을 지원하는 정부 기관을 설립해 이들을 지역 경제에 통합하기 위해 노력했다. 미시간주는 공화계가 장악하고 있음에도 지난해 캘리포니아주에 이어 가장 많은 시리아 난민들을 받아들였다.

최근 연구 결과도 이민자와 난민, 특히 시리아 난민들이 경제에 미친 중요성을 보여줘 이 같은 우려를 뒷받침했다. 재정정책연구소와 미국진보센터가 지난달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시리아 이민자 9만 명 중 11%는 기업주들이었고, 이들의 평균 연봉은 5만 2000달러(한화 약 6000만 원)였다.

미국 국민 중 본토 출생자의 3%만 기업주이고, 이들의 평균 연봉이 4만 5000달러인 것과 대비된다.

김영주 기자 youn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