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TPP탈퇴’ 공식화…"미국 근로자 위한 일"

김영주 기자
입력일 2017-01-24 08:53 수정일 2017-01-24 09:09 발행일 2017-01-24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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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TPP 탈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다자 간 무역협정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계획을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했다.(AP=연합)<br>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를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TPP는 미국과 일본, 싱가포르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12개국이 참여한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TPP 탈퇴에 대해 “미국 근로자를 위해 아주 좋은 일”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기간에도 “TPP는 미국에 잠재적인 재앙”이라면서 “취임 100일 이내 탈퇴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재협상 방침을 밝힌 지 하루 만에 TPP 탈퇴까지 선언함으로써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로 대표되는 ‘트럼프식 무역 노선’을 분명히 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도 첫 공식 브리핑에서 “미국이 ‘미국 우선주의’에 기반한 양자 무역협정 시대로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TPP 탈퇴에 대한 의회의 입장은 엇갈렸다. 민주당 진보주의자들과 노조는 환영했다. 민주당 대선주자였던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은 “TPP가 사라지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지금은 미국의 근로자 가정을 돕는 새로운 무역정책을 개발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반면 존 매케인(애리조나) 상원의원은 “중국에 경제 규칙을 만드는 빌미를 줄 뿐 아니라 미국이 아·태 지역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골치 아픈 신호를 주게 된다”고 비판했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도 매케인 의원에 동조하며 아·태 지역 경제에서 미국의 지위 약화를 우려했다.

TPP를 야심차게 추진해온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 9월 아세안 정상회의 연설에서 “TPP는 ‘아시아 중시 정책’(Pivot to Asia)의 핵심”이라며 “흐지부지될 경우 미국의 지도력에 대한 의문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TPP 탈퇴 계획을 담은 행정명령 외에도 연방 공무원 고용 동결과 시민단체의 낙태 관련 연방재정 수급을 일부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2건의 행정명령을 발령했다.

김영주 기자 youn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