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타이거맘, 로봇 교육에 올인

김희욱 국제전문기자
입력일 2016-12-21 11:35 수정일 2016-12-21 17:02 발행일 2016-12-22 19면
인쇄아이콘
호랑이같은 교육방식, 미국 명문대 주변 부동산 싹쓸이로 유명
2016122101010011800_p1
중국 로봇컨퍼런스.(AP=연합)

한국에 ‘대치동맘’이 있다면 중국에는 ‘타이거맘’이 있다. 엄격한 자녀교육을 몸소 실천하는 중국의 젊은엄마들을 일컬어 타이거맘이라고 한다. 

이들은 어린 자녀들을 영어·음악·글짓기 학원에 보내고 심지어 창의력 향상을 위한 명상수업까지 데리고 다닌다. 최근 이 타이거맘의 활약이 눈에 띈 곳은 멀리 바다 건너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가 부동산이었다. 

영국의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지난 해 미국내 중국유학생은 39만4669명에 달하고 이들과 동행해 미국에 온 타이거맘들이 현지 부동산을 사들이는데 투자한 금액은 약 286억달러(33조7000천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아이비 명문대학들이 밀집한 보스턴, 시애틀, 뉴저지 등의 집 값은 최근 20~30% 급등해 이제는 타이거맘이 현지 부동산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큰 손으로 떠 올랐다.

이들이 최근 ‘올인’하고 있는 자녀교육분야는 바로 로봇이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타이거맘들은 요즘 STEM(Science·Technology·Engineering·Mathematics) 조기교육으로 자녀들을 몰아붙이고 있다고 한다. 10세 자녀를 둔 쩌우 유씨는 이공계 STEM 교육에 일 년에 등록금만 3천달러, 레고 교재구입에 350달러 그리고 미국내 신규교육 시험에 7300달러를 지출했다고 한다.

베이징 JMD 교육사업부에 따르면 2020년 중국의 STEM 교육 지원학생수가 5천만명에 달 할 것이고 이들은 주로 컴퓨터코딩, 로봇과학 분야에 몰릴 것이라고 한다. STEM 교육 아시아판 교재를 만드는 소니와 레고 등이 추산한 시장규모는 150억달러에 달하지만 이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쩌우 유씨는 자신의 열 살 아들이 대학을 졸업할 때 쯤 중국경제는 과잉경쟁 국면에 진입해 있을 것이며 고용시장도 예외가 아닐 것이라는 전제가 지금 이 같은 교육의 동기부여가 됐다고 한다. 

고학력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2030년, 中 고용시장에 대졸자는 총 2억명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이 가운데서 40%를 STEM 즉 이공계 전문가로 키워 3D프린팅·AI(인공지능) 등 자동화 시대에 경쟁력있는 인재로 키우자는 바람이 중국 교육계에 불고 있는 것이다.

한 편 밀레니엄 세대 부모들 사이에서 이 같은 STEM 교육 바람은 미국도 마찬가지다. 오바마 대통령은 학교 등 교육기관에 총 40억달러를 들여 컴퓨터 과학교육 지원계획을 밝힌 바 있다. 미 노동통계청에 따르면 2012년 기준 미국의 소프트웨어 개발자 수는 102만명인데 2022년까지 22%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김희욱 국제전문기자 hw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