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도 무르익는 '산타랠리', 국적 차별은 'No'

김희욱 국제전문기자
입력일 2016-12-21 07:33 수정일 2016-12-21 15:51 발행일 2016-12-2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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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증시 산타랠리 '배당증액 vs. 강달러' 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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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클로스 런, AFP통신

미국의 연말쇼핑시즌 분위기를 살려주는데 가장 유명한 두 단어는 바로 블랙프라이데이와 크리스마스다. 이와 함께 주식시장에는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가 무르익고 있다. 올 해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이 돌풍을 일으키며 보름 뒤에 찾아온 추수감사절 그리고 이번 주말 크리스마스까지 여러 재료들이 혼합되며 뉴욕증시 연일 사상최고치 행진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하지만 이 산타랠리는 분명 실체가 있는 그야말로 ‘통계’ 이자 ‘과학’이다. 먼저 산타랠리의 어원은 1972년 예일 허쉬가 발간한 스톡 트레이더 연감(Stock trader’s Almanac)에 처음 언급된 후 지금까지 연말 증시상승을 설명하는 대표적인 증시용어로 쓰인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 1896년 이 후 크리스마스 다음날 장부터 이듬해 첫 2거래일, 그러니까 연말과 연초를 잇는 5거래일 동안 다우지수 기준 상승확률은 77%에 달하며 이 기간동안 평균상승률은 1.7%를 기록했다. 또한 수 차례의 공황기와 닷컴 버블 붕괴 등 사건사고가 많았던 1969년 이래 최근 45년간의 통계에서도 34번의 ‘플러스’ 성적을 거두어 상승확률 75.5%를 기록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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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2012~2015 ‘산타 랠리’구글 검색건수 <br>연두:올해, 매트릭스트레이드닷컴 제공

하지만 지난 2008년 금융위기 후 산타랠리에 대한 개념은 다소 변화가 있었다. 첫 째는 투자자들이 인식하는 산타랠리 기간이 원래 도입단계보다 더 넓어진 것. 그리고 두 번째는 경기상황에 관계없이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감은 거의 ‘종교화’ 된 것이 바로 그것이다.

아이들에게나 어른들에게나 혹은 투자자들에게도 크리스마스는 1년에 단 한 번 뿐이고 최근 경기회복기간동안 실물경제의 진통도 만만치 않았지만 투자자들은 그럴수록 11월 말 추수감사절부터 산타랠리를 떠올리게 됐다. 또한 증시에서의 실제결과는 이 같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이 산타랠리를 거의 신념으로 받아들이게된 것이다.

투자전문매체 매트릭스트레이드닷컴은 이 산타랠리의 실체를 다음 7가지로 분석해 투자자들에 제시했다.

1. 세제혜택

기관이든 개인이든 금융소득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연말 기준 손실 중인 주식을 연말에 내다 팔고 내년초에 재매입해 장부상 순익을 줄여 절세를 하는 과정이 이에 해당한다. 이럴 경우 손실 중인 주식을 추가매수하는 주체가 있어 손바뀜 과정에서 증시는 더 오르고 현재 수익이 나고있는 주식가치도 함께 올라가는 현상이라고 한다.

2. 윈도드레싱

미국내 헷지펀드나 기관투자가들은 12월31일자로 수익률 평가를 받는데 이에 조금이라도 더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 수익이 난 종목을 추가매입한다.

3. 유보금 과세

2008년 이 후 금융기관들이 증권계좌에 가지고 있는 예수금에 대해 2% 수수료를 부과하기 때문에 현금비중을 줄이려는 수요가 증시에 유입된다.

4. 연말 분위기

호재에는 민감하고 악재에는 둔감한 전형적인 연말 소비심리와 투자심리가 '친시장적'인 정서로 연결된다.

5. 결자해지

주로 시장을 하방으로 공격하는 숏셀러(Short sellers,공매도전문인력)들은 하절기에 전성기를 맞고 일찌감치 동면에 들어가는 습성이 있다고 한다. 따라서 ‘5월에는 주식을 팔고 떠나라’는 증시격언도 이들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설명.

6. 보너스

연말보너스 혹은 크리스마스 특별 상여금 등 시중의 유동성이 풍부해지는 시기인 만큼 증시도 이에 반응하며 요즘은 ‘이 돈으로 주식해서 목돈을 만들겠다’는 식의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유입되는 시기가 연말이라는 분석이다.

7. 양떼심리

‘산타랠리’라는 말을 입에 담는 순간 이미 투자자들은 여기에서 소외되지 않으려는 노력에 동참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한다. 이제 이런 산타랠리는 ‘1월효과’라는 신조어로 이어져 다음 해 1월장까지 분위기를 달궈주는 땔감으로 진화를 했다.

하지만 한국증시의 경우 산타의 선물을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찬반양론이 만만치 않다. 먼저 올 해 코스피200 기업의 현금배당이 4.6%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 배당투자수요를 불러들여 한국증시에도 산타랠리가 올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반면 최근 뉴욕증시의 특징이 달러와 주식의 동반상승이라는 흔치 않은 현상인 만큼 한미증시 ‘동조화’ 예상은 다소 주의할 필요가 있다. 역대 연말랠리의 분위기를 외국인투자자들이 좌우했던 점을 감안하면 지금과 같은 강달러 속에서 외국인들의 자산배분(Asset Allocation) 전략상, 한국주식 비중확대에 호의적이기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바로 그 근거다.

김희욱 국제전문기자 hw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