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FOMC 금리인상 확실시, 다음타자는 BOJ

김희욱 국제전문기자
입력일 2016-12-12 12:23 수정일 2016-12-12 16:23 발행일 2016-12-1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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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채금리 급등에 일본도 '플러스'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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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중앙은행, AFP통신

이번주 목요일 새벽 4시,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미국의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현지에서는 ‘pricing(시장가격에 이미반영)'이라는 수식어가 붙고 있다.

지난 주 금리결정을 마친 ECB(유럽중앙은행)은 자산매입 규모를 줄였지만 기간은 늘려주는 식으로 유동성의 급물살을 막아냈다. 그렇다면 다음 타자인 BOJ(일본중앙은행)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아베노믹스의 ‘닌자’로 그동안 엔저와 양적완화를 진두지휘해 온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는 2007년 이 후 처음으로 ‘긴축’을 고려 중이라고 한다. 그 이유를 바로 ‘트럼프 대통령 당선 탓’이라고 지적했는데 최근 글로벌 증시동향을 보면 미국이 금메달, 그리고 달러강세의 어부지리를 챙신 일본증시가 은메달 그리고 ECB의 수혈을 연장받은 유럽증시가 동메달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데 왜 ‘덕’이 아닌 ‘탓’을 붙였는지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11월 8일, 미국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이 확정된 후 지난 주말까지 엔화 가치는 10% 가량 하락했고 반대로 엔달러환율은 10%가 상승하면서 일본 수출기업들의 환차익 기대를 높여줬다. 이로서 도쿄증시 대표 벤치마크 닛케이225 지수는 11개월래 최고치로 선전했는데 문제는 채권시장이었다.

같은 기간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1.862% 에서 2.425%로 수직상승했고 일본 국채금리도 -0.064%에서 0.056%로 상승반전을 맞았다. 문제는 속도와 폭에 있었다. 미국채금리가 3%를 넘길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의 경우 일본 국채금리와의 격차는 더 벌어지게 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채권시장의 자금이탈은 불가피하고 지난 9월 ‘장·단기 금리차 확대’에 대해 언급한 BOJ는 이를 방어하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라도 기준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엔달러환율이 속도조절에 실패해, 이대로 115엔대를 뚫고 올라간다면 달러 역송금 수요는 더 늘어날 것이고 수입물가는 실물경제에 부담이 되기 시작한다. 이렇게 되면 일본 아베노믹스의 인플레 2% 목표는 영원히 물 건너 갈 수도 있다.

BOJ 통화정책위원 출신 現 미즈호 금융 리서치의 수석연구원 맘마 카즈오는 ‘지금 시중은행들은 아무런 장비 없이 숨 참고 있는 것만으로 잠수를 하고 있다’고 묘사하고 “만일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그대로 익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즉, 국고채 등을 담보로 장기차입에 의존하는 일본 은행들의 경우 최근과 같이 가파르게 장·단기 금리가 동시 상승할 경우 ‘장사를 하면 할수록 밑지는 상황’이 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지금처럼 속도조절이 힘든 국면이 지속되면 이들 시중은행들의 자본건전성은 더욱 악화일로에 놓이게 된다.

지난 9월 BOJ는 장기채 매입을 줄이고 단기채 매입을 늘려 ‘스티프닝(장·단기금리차확대)’을 유도하는 역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고려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 후 일본 채권시장은 아베노믹스 출범 이 후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미지의 영역에 진입하게 된 것이다.

김희욱 국제전문기자 hw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