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권 실세는 '3G'

김희욱 국제전문기자
입력일 2016-12-12 10:36 수정일 2016-12-12 16:23 발행일 2016-12-1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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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 - 군 장성 - 갑부들,  트럼프 내각 '3각 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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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푸틴(AFP통신)

“트럼프 내각의 문고리 3인방은 ‘3G’로 구성되어 있다” 미국 민주당의 한 상원의원이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내년 1월 20일 닻을 올리게 되는 트럼프호(琥)가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는 가운데 곧 야당이 될 민주당의 고위당직자가 이 같은 말을 한 배경은 무엇일까?

먼저 3G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부터 알아볼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미국 민주당이 좋아하는 이 ‘3G’의 의미에 다소 변화가 있었던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지난 미대선 캠페인 당시 트럼프 저격수로 활동했던 낸시 펠로시 미국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레드넥(백인저학력계층)을 중심으로 ‘3G’ 바람이 불고있어 공화당 트럼프가 신났다”고 말한 바 있다. 여기서 3G는 Gun(총기)· Gay(동성애자)· God(크리스찬)을 가리키는 것을 쓰였다.

하지만 이번 트럼프 정부의 핵심 ‘3G’는 그 구성이 달라졌는데 바로 Goldman(골드만삭스)· Generals(군 장성)· Gazillionaires(갑부)를 의미한다. 어떻게보면 대통령이 되기 전 트럼프의 지지층과 3G와 당선 후 권력의 안방을 차지한 그룹이 정반대의 느낌이다.

주말 워싱턴발 뉴스 가운데 지난 대선기간 러시아가 해킹을 비롯한 부정한 수단으로 트럼프의 승리를 유리하게 이끌었다는 주장에 대해 그동안 대응 자체를 피하던 트럼프가 드디어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는 소식이 눈길을 끌었다. 물론 비즈니스맨이었던 트럼프와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사이는 최소한 적대적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최근 트럼프 당선인이 보여주는 행보들, 이를테면 기업 CEO를 직접만나 공장을 해외로 이전하지 말라고 압박한다든가 아니면 기존의 담당부서나 인력을 제치고 본인이 직접 해외 투자자로부터 직접투자를 약속 받는 등이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배역과 너무나 ‘닮은꼴’이라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요직을 차지한 3G는 푸틴의 정치적 취향과도 맞닿아 있다. 군 장성 출신들은 물론이고 사회주의 체제를 옹호하는 그의 정치철학과 달리 크렘린 궁의 요직에는 가스재벌·벌목재벌 등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러시아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결정 구조가 비공개라는 것도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내년 1월 20일 새로 출범하는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이유다. 

김희욱 국제전문기자 hw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