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C, 트럼프의 유학생 정책에 일침 “외국유학생 이탈하면 미국 경제에 수십억 달러 손실”

김희욱 국제전문기자
입력일 2016-12-11 10:59 수정일 2016-12-11 14:45 발행일 2016-12-12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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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 집권 후 미국 내 외국 유학생들이 이탈하면 미국 경제에 엄청난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NBC 방송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BC는 “국제 교육 전문가들은 외국 유학생들이 차기 정부에서 벌어질 외국 학생을 겨냥한 모호한 정책과 적대적인 사회 분위기를 경계해 미국에서 계속 공부할 것인가를 다시 생각할 수 있다”면서 “우수 자원의 ‘두뇌 유출’이 미국 교육 기관에 엄청난 재정 손실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가 지난해 8월 자신의 트위터에 ‘미국 대학에서 공부하며 미국에 머물기를 원하는 외국 학생들은 쫓겨나선 안 된다’고 말했지만, 이후 그의 발언은 이 같은 내용에서 크게 벗어난다”며 우려했다.

‘국제교육재단’(IIE)에 따르면 2015∼2016년에 미국 대학에 등록된 외국인 학생 수는 모두 104만 명에 이른다. 중국 유학생이 32만 8547명으로 압도적인 1위이며 인도(16만 5918명), 사우디아라비아(6만 1287명) 등 상위 3개국이 전체의 53%를 차지했다. 한국도 6만 1007명으로 4위에 올랐다.

IIE는 사우디 출신 유학생 가운데 10%만 미국을 떠나도 미국 대학의 피해액이 2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아가 중국, 인도 학생들 가운데 10%씩이 미국을 떠날 경우 각각 10억 달러, 5억 2000만 달러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NBC는 미국국제교육자연합(NAFSA)의 추산을 인용해 “100만 명이 넘는 외국 유학생들이 미국 경제에 안긴 액수는 328억 달러(38조 5000억 원)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조지워싱턴대학의 닐 루이스 법·경제·재정센터 사무국장은 “미국 최대 수출품이 대학 고등교육”이라며 이 같은 가능성에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외국 유학생은 재정 지원을 받지 못하므로 교육비, 기숙사비를 비롯한 각종 비용을 스스로 지불하게 되는데 이 돈은 여러 대학의 젖줄과도 같다”면서 “많은 미국 대학이 외국 유학생 유치에 공을 들이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지에서는 이민자와 무슬림에 적대적인 트럼프가 집권하면 외국인 유학생이 줄어들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NBC는 “2001년 9·11테러 이후 2년 동안 미국 정부가 비자 발급을 강화해 외국 유학생 1만 5000명이 미국을 떠났으며, 이로 인해 미국은 결국 수백만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고 전했다.

김희욱 기자 hw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