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내우외환' 1차고비는 월요일

김희욱 기자
입력일 2016-12-04 08:01 수정일 2016-12-04 16:34 발행일 2016-12-05 17면
인쇄아이콘
이탈리아 국민투표 결과, 월요일 오전 윤곽
clip20161204080028
이탈리아 마테오 렌치 총리, AFP 통신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촛불시위에 연일 사상최대 인파가 몰리고 있는 가운데, 월요일(5일)이 한국경제의 ‘1차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브렉시트 이후 최대 유로존 이벤트로 꼽히는 이탈리아 마테오 렌치 총리에 대한 재신임 찬반투표가 현지시간 일요일에 실시된다. 한국시간 일요일 오후 3시에 투표소 문을 열어 월요일 아침 7시 마감된 이번 국민투표에는 부실이 심각한 이탈리아 은행들의 구제자금과 이탈리아의 유로존 탈퇴를 일컫는 ‘이탈렉시트’ 두 개의 중대 사안이 걸려있다. 

미국의 경제전문매체 CNBC 등은 주말판 기업다큐 같은 정규편성을 ‘이탈리아 국민투표 특집’으로 대체하는 등 사실상 이번 투표가 브렉시트 이후 최대 이벤트로 부상하고 있다. 

이번 투표에서 마테오 렌치 총리에 대한 ‘찬성(Yes)’과 ‘반대(No)’를 묻게 되고 만일 반대가 과반을 넘을 경우 렌치 총리는 전격 사퇴하게 된다. 

이럴 경우 즉시 새 총리 선출을 통해 과도정부가 설립되고 내년 초 조기총선이 개최될 전망이다. 렌치 총리 패배는 곧 총선에서 ‘오성운동’을 비롯한 포퓰리즘 정당의 득세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의 주요 공약 가운데 하나가 ‘유로존 탈퇴’라는 점이 금융시장에서 브렉시트 이후 최대 리스크라고 경계하는 이유다.

현재 여론조사에서는 ‘반대’가 7%p 가량 앞서 있다. 주말 렌치 총리는 밀라노 거리연설을 통해 “지금 당장 휴대폰을 꺼내, 지인들에게 왜 찬성에 투표를 해야하는지 확실하게 설득해주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유라시아 그룹의 리스크 자문센터장 무차바 리만은 “이번 투표에서 반대가 승리한다면 이는 유로존 다른 회원국들의 정치지형에까지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유로존 각국 진보정당들의 모토가 유로존 탈퇴라는 점에서 경계감을 표명했다. 

존스홉킨스 정책연구소의 에릭 존스 교수는 “이미 ECB의 지원을 받아온 이탈리아 은행들에 대한 구제자금 매뉴얼이 수정될 위기에 처했다”면서 이번에 렌치 총리의 패배는 내년 2월 재정건전성 개선 중간평가를 앞둔 이탈리아 은행권은 물론 이들의 ‘최종대부자(Last resort)’ ECB에까지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견해다. 

물론 이탈리아 중앙은행과 유럽중앙은행(ECB)은 부결에 대비, 시장 안정을 위한 모든 조치를 공유키로 이미 협의를 마쳤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탈리아 국채에 대한 공격 강도는 측정조차 힘든 상황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투표는 한국시간 월요일 아침 7시에 마감되는 만큼, 개장전 출구조사 결과 발표에 이어 오전 11시 경에 개표결과가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김희욱 국제전문기자 hw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