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인구 절반 '3천원 미만'으로 산다

김희욱 기자
입력일 2016-11-24 11:05 수정일 2016-11-24 13:44 발행일 2016-11-24 99면
인쇄아이콘
컴패션 인터내셔널, 부의 쏠림현상 갈수록 심화 '생존의 문제'로
clip20161124110123
나이지리아 아동구호활동, AFP통신

‘더럽게 가난하다’, ‘개 피곤’ 같은 비속어 표현이 천박하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영어로 ‘Dirt poor’, ‘Dog-tired’ 같은 표현은 엄연히 웹스터 관용어구 사전에 올라온 문구들이다. 이렇게 듣고보니 위의 비속어 표현이 조금 다르게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국제 자선단체 컴패션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세계 인구 절반이 하루 2.50달러, 우리돈 3천원에 못 미치는 돈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해 ‘나도 하루 3천원도 안쓰는 날은 있다’고 말할 사람이 있겠지만 이들 가운데 10%는 수도·가스 등 최소한의 국가기반 시설조차 이용하지 못하고 있어 우리의 현실과는 다르다. 즉 한국 사람은 아무리 하루종일 집에 누워서 티비만 봐도 전기세 수도세 하수처리비용 그리고 최소한의 치안 등의 비용은 당연히 발생하지만 개인이 부담하는 비중이 적을 뿐이다.

크레딧 스위스에 따르면 2016년 상반기 기준 전 세계 부의 45.6%를 0.7%의 사람들이 소유하고 있는데 이 액수가 무려 255조달러, 원화로 환산하면 30경 1700조원에 이른다. 즉 전세계 3300만명의 사람들이 이를 독점하고 있다는 뜻이다.

유니세프에 따르면 매일 2만2천명의 기아가 사망하고 10억명의 아이들은 극단적 빈곤상태에 놓여져 언제 이런 일을 당할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한다.

또한 7억5천만명의 사람들이 식수로 부적합한 물로 연명하고 있으며 세계 인수 4분의 1은 전기가 없는 환경에서 생활한다.

세계 식량기구에 따르면 에이즈나 폐렴 등 중병으로 사망하는 사람보다 굶어죽는 사람이 아직도 더 많은 현실이다.

세계 인구 80%가 하루 생활비 12000원 미만으로 살아가고 있는 반면 나머지 20%는 그야말로 ‘돈 걱정은 없이’ 지낸다.

이렇게 불공평한 현실을 만들어 낸 주체는 과연 누구인가? 도널드 트럼프는 왜 Fed(연방준비제도)를 해체해야 하는지와 관련지어 언급한 바 있다. 그는 ‘전 세계인 99%가 소득세와 중앙은행이라는 기구가 존재하는 국가에 살고 있는데 이 같은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근본적 이유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한 답은 이미 경제학자겸 교수 토마 피케티(21세기 자본론)가 제시했다.

clip20161124110406
토마 피케티 블로그, AP통신

그 어떤 나라든 선진국이든 개도국이든 후진국이든 경제성장에 따른 소득증가율이 자본수익률을 절대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즉 내가 급여를 받거나 자영업을 하거나 어떤 경제활동으로 얻는 수입의 증가율이 내게 급여를 주는 직장에 여신을 내주고 이자를 받아가는 금융기관과 내 업장이 다달이 월세를지불하는 건물주의 자본소득 증가율에 무조건 못미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중산층의 붕괴는 비단 대한민국만의 일이 아니다.

공산주의자의 주장같지만 트럼프에게 Fed 의 해체와 무이자 대출 도입을 주문하는 미국 일부 시민단체들의 목소리는 재벌출신 대통령 트럼프 임기내에 주홍글씨로 따라다닐 것이다.

김희욱 기자 hw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