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때문에 나이키 운동화값 오른다?

김희욱 기자
입력일 2016-11-21 11:21 수정일 2016-11-21 15:39 발행일 2016-11-2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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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기업 OEM(주문자표시생산방식), 수술대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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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나이키공장.(AP=연합)

‘나이키’라 쓰고 ‘메이드인 베트남’이라 읽는다. 바로 글로벌 최대 스포츠용품 체인 나이키 운동화를 두고 하는 말이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후 ‘풍전등화’ 신세가 된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을 제일 먼저 피부로 느낄 사람들은 누구일까? 바로 운동화를 즐겨신는 미국의 학생들과 서민들이다. TPP 폐기와 동시에 미국의 주요 교역국 가운데 베트남·필리핀산 제품에 대한 관세는 올라갈 것이고 이들 국민들은 추가지출이 불가피하다.

트럼프 당선 후 주요 국채금리가 급등하면서 발빠르게 인플레 상승에 대비하는 채권시장 움직임은 트럼프發 재정정책 확대와 더불어 미국내 수입물가 상승이라는 변수가 동시에 포함된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는 미국의 일자리를 앗아간 OEM, 즉 해외생산 후 미국 브랜드의 상표만 부착해서 본국으로 다시가져와 파는 방식에 대해 선거내내 거의 경멸에 가까운 입장을 드러냈다.

또한 TPP 대상국은 아니나 미국사람들이 신고 다니는 운동화의 66%를 만들어내는 중국에 대해서는 ‘보호관세’로 포장된 폭탄을 준비중이다.

한 때 섬유·의류·운동화·가전제품의 OEM 수출이 경제성장의 큰 줄기를 이루던 한국경제는 이제 ‘국산’이라는 표현이 주는 어감이 예전과는 확연히 달라졌지만 문제는 점차 그 자리를 ‘중국산’이 잠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 때 우리도 미국산 ‘나이키’ 운동화가 부의 상징으로 통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렇다면 미국의 이 같은 변화가 아직 선진국도 OEM에 목매는 개도국도 아닌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가? 관건은 트럼프 정부가 한국과의 교역을 어떤 시스템으로 묶느냐에 달렸다. TPP 초기대상국에서 제외된 한국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을 계기로 FTA 비준의 연장선상에서 미국 정부와 열심히 줄다리기를 할 필요가 있다.

김희욱 기자 hw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