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시의 황사, 달러강세

김희욱 기자
입력일 2016-11-15 11:55 수정일 2016-11-15 15:41 발행일 2016-11-16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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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강달러-고금리 부작용 '한국·대만·인도네시아' 영향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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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증권거래소앞. (AP=연합)

트럼프 대통령 당선 후 달러화는 연일 강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14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달러인덱스는 장 중 한 때 100선을 돌파했다. 이는 Fed의 역사적인 첫 금리인상 직전이었던 지난해 11월 30일 이후 거의 1년만에 최고치였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달러강세는 과감한 재정정책과 고물가시대를 예고한 트럼프의 당선과 함께 시동이 걸리기 시작, 오는 12월 중순 예정된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을 앞두고 월가 금융사들의 안전자산의 비중확대를 압박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머징 마켓 가운데 터키·인도네시아·브라질 등은 재정취약국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어 지난 해 Fed 금리인상 전후로 환율이 급등하고 자금유출이 썰물을 이루며 은행간 금리(Interbank Rate)가 수직상승했던 전력이 있는만큼 이번에도 경계감은 적지 않다. 

국내증시도 자동차와 IT 같은 대형수출주의 수혜보다는 달러강세가 외국인들로 하여금 달러표시자산으로 눈을 돌리게 할 것이라는 경계감이 최근 외국인들의 순매도 행진과 맞물리면서 수급과 센티멘트 그리고 대형주들의 실적부진까지 삼중고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엔·달러환율과 동조화를 나타내며 '달러강세=엔화약세=호재'의 공식이 적용되는 일본증시 투자자들도 이날은 엔달러 조정과 함께 숨고르기를 나타내고 있다. 아시아 증시 오후 12시 30분 현재, 최근 월가 금융주 상승에 고무된 홍콩증시만 0.35% 플러스를, 상하이지수는 -0.27%·닛케이는 -0.15%로 각각 오전장을 마감했다.

이에 대해 가이타메 리서치의 타쿠야 칸다 수석연구원은 마켓워치와의 인터뷰를 통해 "달러강세의 기조적 분위기가 갑작스런 반전을 맞이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지금 레벨대에서 속도조절은 의아할 일이 아니다"라면서 전일 엔·달러환율이 5개월만에 최고치인 108.5엔을 찍고 롱스탑과 숏커버로 반락하자 도쿄증시 투자자들도 이를 차익실현의 계기로 삼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번 달러가치 급등에 대한 아시아 주요통화의 반응은 대체로 자국화폐가치의 평가절하였는데 오늘은 되돌림이 나오면서 태국의 바트화는 0.4%·인도네시아 루피는 0.2%대 각각 반등을 나타내고 있으며 한국의 원화와 말레이시아 링깃은 강보합권을 유지하고 있으나 일단 달러강세에 직진신호가 켜진 만큼 반발매수를 불러들이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홍콩 앰플 캐피탈의 펀드매니져 알렉스 왕은 "아시아를 비롯 이머징 마켓은 당분간 선진국 증시에 비해 뒷전 일 수 밖에 없다"면서 달러가치 상승이 해외투자자산의 상대적 매력도를 떨어뜨리는 간단한 이치는 언제나 옳다고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김희욱 국제전문기자 hw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