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 0%, 연간 2%대 성장률 고착화?… 부동산·재정지원 꺼지면?

이나리 기자
입력일 2016-10-25 17:20 수정일 2016-10-25 17:51 발행일 2016-10-2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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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 연속 0%대 성장…실질 국민총소득 0.3% 감소로 최저
한은 "올해 2.7% 목표치, 달성 가능할 듯"
올해 3분기(7~9월)에도 한국 경제가 0%대 성장세를 보이면서 ‘분기 0%대, 연간 2%대 성장’ 체제가 고착화될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3분기에 건설투자와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집행이라는 정부발 양대 지원정책에도 불구하고 성장률이 4분기 연속 0%대에 머물자, 4분기와 내년 이후를 걱정하는 목소리들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

더욱이 4분기에는 청탁금지법에 따른 소비위축 등이 지표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예정이어서 내년 초까지 경기는 더욱 얼어붙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실질 GDP(국내총생산) 속보치’를 보면 3분기 GDP는 377조 9524억원(계절조정계열 기준)으로 전 분기보다 0.7% 성장했다. 이는 지난 2분기 성장률(0.8%)보다 0.1%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이에 따라 GDP 성장률은 작년 4분기 0.7%를 기록한 이래 4개 분기째 0%대에 머물렀다. 올 3분기의 작년 동기 대비 성장률도 2.7%로 집계돼 2분기의 전년동기 대비 성장률 3.3%보다 하락했다.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가 종료되면서 소비증가세가 둔화한 데다, 현대자동차 등 자동차업계의 파업,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 등 직격탄을 맞은 결과다.

그나마 정부의 추경 집행과 건강보험급여비가 늘어 정부소비 증가율이 2분기 0.1%에서 3분기엔 1.4%로 상승한 덕이 컸다. 부동산 경기 호황으로 건설투자도 3.9%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2분기 3.1%보다 증가속도가 빨라졌다.

반면 개별소비세 인하가 2분기로 끝나면서 2분기 1.0%였던 민간소비 증가율이 3분기엔 0.5%로 뚝 떨어졌다. 2분기에 2.8% 증가했던 설비투자는 3분기 -(마이너스)0.1%로 내려앉았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교역조건 악화로 GDI(국내총소득)는 2분기 연속 감소했다. GDI가 2분기 연속 감소한 것은 지난 2010년 4분기~2011년 1분기 이후 5년 6개월만이다.

최근 분위기라면 올해 연간 성장률은 한은 전망대로 2.7%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은 추정결과 4분기 성장률이 -0.1%를 기록하더라도 연간 2.7% 성장률은 가능하다.

문제는 4분기와 내년이다. 지금의 성장도 부동산 등 건설부문에 대한 높은 의존도와 정부의 재정집행 덕분이기 때문에 더 이상 지탱하기엔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갤노트7 여파,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에 따른 소비 영향 등도 향후 우리 성장에 발목을 잡을 요인들로 꼽힌다.

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