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제로금리 부작용 등 필요시 기준금리 조정폭 축소 검토할 수도”

이나리 기자
입력일 2016-10-04 13:12 수정일 2016-10-04 13:12 발행일 2016-10-04 99면
인쇄아이콘
“조정폭 줄이면 효과 작다”는 기존 입장 번복
한국은행이 기준금리의 조정폭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당 박주현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서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그동안 기준금리를 조정할 때 0.25%포인트씩 인상하거나 인하해왔는데 필요시 이를 줄여 더 작은 규모로 조정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그동안 한은은 기준금리 조정폭을 0.25%포인트 이하로 줄이면 기대만큼 금리조정의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며 조정폭 축소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한은은 기준금리를 2012년 7월부터 지난 6월까지 총 8차례에 걸쳐 0.25%포인트씩 인하해 현재 사상 최저인 연 1.25%까지 떨어진 상태다.

해외 중앙은행의 사례를 보면 정책금리가 제로 수준에 근접한 경우나 인하(또는 인상) 기조를 장기간 지속하다가 조정 속도를 조절하려는 경우 정책금리를 0.25%포인트보다 작은 폭으로 조정하는 경우도 있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정책금리가 제로 수준에 근접하자 2014년 6월과 9월에 각각 0.1%포인트씩 인하했고 지난 3월엔 0.05%포인트를 내리기도 했다.

스웨덴 중앙은행도 금리 인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지난해 정책금리를 제로에서 마이너스(-)로 내릴 때 0.1∼0.15%포인트씩 인하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한은은 “우리나라도 금리가 제로 수준에 근접하게 되거나 정책효과와 부작용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게 증대되는 경우 등 금리조정을 보다 신중하게 할 필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는 기준금리 조정폭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금리조정 파급효과와 시그널링 효과의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