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마저 돌아앉을라" 현대차 파업 장기화에 우려 고조

박종준 기자
입력일 2016-09-29 15:43 수정일 2016-09-29 16:46 발행일 2016-09-3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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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조의 파업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경제계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사진은 28일 중소기업계가 현대자동차 파업 등에 대해 호소문을 발표하는 모습). (연합)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의 파업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경제계 안팎의 우려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전날 임금협상 2차 잠정합의안 마련에 실패한 뒤 29일 또다시 12시간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이날 오전 6시 45분 출근하는 1조 근로자가 오전 8시 50분부터 6시간, 오후 3시30분부터 근무하는 2조는 오후 5시 30분부터 6시간 파업할 예정이다.

노사는 전날 잠정협상안 도출에 실패하자, 당분간 냉각기에 들어갔다. 노조는 이날 “추가 제시가 없다면 교섭은 의미 없다”는 입장을 사측에 전달하고 협상장을 나왔다. 때문에 노사간 재교섭은 빨라야 다음 주 초 개천절 연휴가 끝나고 나서야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현대차 노조의 파업으로 막대한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파업이 장기화될수록 현대차는 물론 협력업체의 손실 규모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는 것.

현대차는 임금협상과 관련 지난 26일 12년 만의 전면파업을 합쳐 그동안 노조의 22차례 파업으로 생긴 생산차질 규모가 12만1167대, 2조7000억원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12년 임협 당시 12차례 파업 시 1조7000억원을 뛰어넘는 수치다.

이 같은 노조의 파업과 환율로 현대차 등 현대차그룹 주요 4개사의 올해 3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고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망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경제계 등 여기 저기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가 현대차 파업 장기화에 대해 긴급조정권 발동을 시사했다. 발동될 경우 지난 2005년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파업 이후 약 10년 만이다.

여기에 경제단체인 경총은 물론 중소기업단체에서까지 이례적으로 파업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전 현대차 파업에 대해 “총파업 계획을 즉각 철회하고 경제위기 극복에 동참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던 경제계는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을 주문하며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중소기업계는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불매운동’도 불사하겠다며 성토하고 있다. 현대차 파업으로 생산차질에 따른 부품 등을 대는 중소기업의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울산 지역 여론도 심상치 않다. 앞서 김기현 울산시장은 지난 27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파업 중단을 촉구한데 이어 시민단체들 사이 지역 경제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차 노조는 이날 홈페이지 ‘속보’를 통해 “정부가 만약 긴급조정권을 발동하면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박종준 기자 jjp@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