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파업 현대車 불매한다는데 내 배만 불리겠다는 노조

사설
입력일 2016-09-29 15:11 수정일 2016-09-29 17:37 발행일 2016-09-3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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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 등 8명의 중기(中企) 단체장들이 28일 “현대자동차 귀족노조가 파업을 즉각 중단하지 않으면 불매운동에 들어가겠다”는 성명을 내놨다. 이례적이다. 현대차 노조의 거듭된 파업으로 협력업체인 중소기업들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견디기 어려운 상황에 내몰리고 있는 절박한 현실의 반영이다. 박 회장은 “현대차 파업이 대·중소기업의 임금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상대적 박탈감을 키워 사회갈등을 초래하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7월 19일 이래 29일까지 23차례의 부분 및 전면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그동안의 생산차질이 12만대를 넘고 매출손실은 2조7000억원으로 노사분규 사상 최대 규모다. 협력업체들의 피해도 막심하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1차 협력업체 380개사의 매출손실만 1조3000억원을 넘어섰다”며 “긴급조정권 등 모든 대책을 동원하겠다”고 말했다. 공장이 있는 울산 등 지역경제에도 연쇄 충격을 가져오고 있다.

노조 요구는 임금을 대폭 올려달라는 것이다. 현대차 근로자들의 평균 연봉은 9600만원으로 국내 제조업계 최고 수준이다. 노사는 지난달 월급 5만8000원 인상, 성과급및 격려금 350%+330만원, 상품권 20만원, 주식 10주 지급 등에 합의했으나 조합원들은 이마저 거부하고 연일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회사측은 다시 월급 7만원 인상안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무조건 더 내놓으라고만 하고 있다.

1차 협력업체 근로자 임금은 현대차의 65%, 2·3차 협력업체는 30∼35%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귀족노조의 내 배만 불리겠다는 탐욕과 집단이기주의가 가져올 결과는 무엇이겠는가. 현대차는 현재 해외 7개국 11개 공장을 돌리면서 4만6000여명을 고용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1996년 이후 공장 증설을 중단했다. 그들의 일자리까지 곧 사라지고 말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