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이 흔든 동양생명, 저축성→보장성보험 활성화로 급선회

이나리 기자
입력일 2016-09-07 17:12 수정일 2016-09-07 18:41 발행일 2016-09-0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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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성보험 원금도달 시전 보험료 납입기간으로 변경한 영향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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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생명이 지난해 중국 안방보험에 인수된 이후 저축성 보험에 집중해왔으나 최근 보장성보험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사진은 동양생명 건물 전경.(사진제공=동양생명)

동양생명이 지난해 중국 안방보험에 인수된 이후 저축성보험에 집중해왔으나 최근 들어 보장성보험 판매 활성화로 급선회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최근 산모보험과 어린이보험 등 보장성보험을 출시함과 동시에 보장성보험에 대한 가입인수 조건도 대폭 완화했다.

우선 치아보험의 경우 보철치료특약의 가입나이와 가입 가능한 구좌를 9월 1일부터 변경, 시행했다. 가입 나이는 기존 10~50세에서 10~55세로 확대했고, 가입구좌도 기존 7구좌에서 51세부터 55세까지는 5구좌까지 가능하도록 인수기준을 완화했다.

어린이보험도 지난달 16일부터 일부 질환에 대해 보장을 해주지 않는 부담보 기간을 기존 2년에서 1년으로 줄이고, 고연령 산모도 서류심사를 통해 가입이 가능하도록 했다. 오는 19일부터는 보험 인수시 50세 이하 연령대의 ‘건강진단 기준’을 완화하고, 무진단금액을 높였다.

이처럼 가입조건을 완화함으로써 보장성보험 판매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동양생명은 지난해 9월 중국 안방보험에 인수된 이후 저축성판매에 ‘올인’하며 몸집을 불려왔다. 실제로 상반기 수입보험료가 3조711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00% 가량 급증했다. 방카슈랑스(은행에서 보험판매)를 통한 양로보험 등 저축성보험 판매가 실적을 견인했는데, 올 상반기 일시납 양로보험 판매액만 1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른 보험사들이 저금리와 IFRS4(국제회계기준) 2단계 대비를 위해 저축성 상품 판매를 축소하거나 아예 판매하지 않는 상황에서 안방보험의 ‘중국식 경영’은 업계의 우려와 관심을 받아왔다.

안방보험은 중국에서도 은행 채널을 이용해 판매를 늘려 수입보험료를 끌어올리는 전략을 써서 덩치를 키웠다.

보험업계에서는 업계 최고수준의 최저보증이율을 앞세워 저축성보험에 집중하던 동양생명이 최근 보장성보험 판매 활성화로 방향을 전환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나온다. 그 배경으로 금융당국의 저축성보험 관련 제도변화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보험사들에게 저축성보험의 원금 도달 시점을 보험료 납입기간으로 맞출 것을 주문했다.

예를 들어 고객이 10년 만기 저축성보험에 가입, 2년 동안 보험료를 납입하기로 했다면 보험사는 2년 안에 해지할 경우 납입한 돈을 모두 돌려줘야 한다. 일시납일 경우에는 1년 3개월이 적용되며,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보험사들 입장에서는 단기간에 원금을 돌려주기 위해 판매수수료를 대폭 낮추는 등 사업비 축소가 불가피해 설계사나 보험사 모두 판매를 꺼려할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저금리로 공시이율이 떨어지는 등 짧은 기간 내에 고객이 납입한 돈 만큼 돌려주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이같은 제도 변경은 보험사들이 저축성보험 판매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요인”이라며 “저축성보험에 올인하던 동양생명마저 취급을 꺼리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