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인하 가능성 고조…꼬여가는 한은의 통화정책

이나리 기자
입력일 2016-08-28 15:39 수정일 2016-08-28 17:06 발행일 2016-08-28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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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美 금리인상 가능성 커져…금리인하에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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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연합)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국은행의 금리 관련 스텝이 꼬일 대로 꼬이고 있다.

추가경정예산(추경)의 국회통과 무산 위기, 하반기 고용과 수출 등 한국경제의 부진 예상 등으로 시장에선 한은의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져만 가고 있다.

하지만 가파른 가계부채 증가에다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이 불거지며 한은의 발목을 잡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재닛 옐런 미국 연준 의장은 26일(이하 현지시간) 와이오밍 주(州) 잭슨홀에서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주최 경제정책회의에 참석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옐런 의장은 “견고한 고용시장과 미국 경제전망 개선 등의 측면에서도 볼 때 연준은 금리를 인상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최근 몇 달간 금리 인상을 위한 여건이 강화됐다”고 말했다.

엘런 의장은 구체적인 금리인상 시점을 언급하지 않았으나 금융시장은 연내 금리 인상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르면 다음 달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내외금리차 축소로 한국에서 외국인 자본의 이탈을 초래할 수 있다.

때문에 한은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기리 어려워졌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가계부채 폭증 역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하를 주저하게 하는 요인이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257조3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33조6000억원(2.7%), 전년 동기 대비 125조7000억원(11.1%)늘었다.

이에 기준금리 인하가 경기부양으로 이어지지 않은 채 가계부채 증가만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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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한은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해 ‘골든 타임’을 놓친 추경의 빈자리를 메워줘야 한다는 기대가 나오고 있어 이주열 한은 총재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추경의 국회통과가 지리멸렬 진행되면서 올 하반기 경기에 기대 만큼 부양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김영란법(금품수수 및 부정청탁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으로 급격한 소비위축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때문에 경기회복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로 ‘구원투수’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요구에 힘이 실린다.

금융시장에선 한은이 일단 추경의 처리결과와 미국의 9월 금리 인상 여부 등을 확인한 뒤 추가 인하 여부 등 대응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