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수출 돌파구, 정몽구 회장이 직접 연다

천원기 기자
입력일 2016-08-02 12:28 수정일 2016-08-02 15:14 발행일 2016-08-02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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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회장, 유럽·러시아 시장 현지 점검
정몽구 회장 1

정몽구(사진) 현대차그룹 회장이 한동안 호조세를 보이다가 최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영향 등으로 시장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유럽을 직접 찾아 해법 모색에 나선다.

정몽구 회장은 2일부터 러시아, 슬로바키아, 체코에 위치한 현대·기아차 생산공장을 둘러보고 유럽지역 판매 현황과 시장상황을 점검한다.

정몽구 회장의 유럽행은 세계 자동차 시장이 저성장 기조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유럽 자동차시장의 전략적 중요도가 한층 상승했기 때문이다. 또 브렉시트 결정 이후 향후 예상되는 EU(유럽연합)와 영국 간 교역조건 악화 등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는 유럽시장에 대한 정밀한 진단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유럽 자동차 산업수요는 올해 상반기 9.1%의 성장률을 나타내며 중국과 함께 글로벌 자동차 시장 성장을 견인했지만 하반기에는 브렉시트 결정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등의 영향으로 0.7% 성장률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는 등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실제 글로벌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유럽은 지난해 1598만대 판매를 기록하며 전년보다 9.5%나 증가했다. 중국(8.2%), 인도(8.5%)보다 높은 수치지만 올해에는 전년대비 약 5% 증가한 1679만대가 판매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럼에도 아중동, 브라질, 러시아의 수요 감소세가 심화되고 미국 성장도 둔화된 가운데 중국, 유럽 자동차 시장은 인도와 함께 올해 가장 중요한 격전지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정몽구 회장은 먼저 현대·기아차 유럽법인의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올 상반기 유럽 자동차시장 성장률을 상회하며 선전하고 있는 현지 임직원들을 치하하고 격려한다.

올 상반기 현대·기아차는 유럽에서 49만1000여대를 판매해 전년대비 12.3% 성장했다. 이는 전체 시장 성장률 9.1% 보다 3.2% 포인트 높은 성장률이다.

현대·기아차는 올해도 유럽에서 89만1000대를 판매해 사상 최대 판매 기록을 경신한다는 계획이다.

정몽구 회장은 “올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2%대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저성장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상 최대 판매가 예상되는 유럽을 필두로 돌파구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럽시장도 하반기에는 불안요인이 확대되고 있으며 글로벌 메이커간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환경변화를 예의주시하고 대응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현대·기아차는 올 하반기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를 주축으로 판매를 확대한다는 방침으로 유럽에서 처음 선보이는 아이오닉, 니로 등 친환경 전용차를 통해 브랜드 파워를 끌어 올린다는 방침이다.

정몽구 회장은 “결국은 품질”이라며 “제품의 품질, 고객만족의 품질 등 생산은 물론, 판매와 서비스까지 전 분야에서 고객지향의 품질주의를 확고히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몽구 회장은 3일(현지시간)부터 러시아공장에 이어 유럽 전략 차종을 생산하고 있는 기아차 슬로바키아공장, 현대차 체코공장을 차례로 방문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새로 투입된 투싼, 스포티지 등 신차들의 양산품질 확보를 강조할 계획이다.

특히 슬로바키아공장과 체코공장은 시장 밀착 모니터링을 바탕으로 유연한 생산 운영을 통해 체코 35만대, 슬로박 33만5000대 등 총 68만5000대를 생산, 올해 유럽 최대 생산을 추진한다.

한편 정몽구 회장은 유럽 시장 주요 전환기마다 현지를 찾아 대응책을 강구해왔다.

2012년 6월에는 유럽 재정위기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자 “유럽발 위기 전이를 사전 차단하라”며 법인장 회의를 한달 앞당겨 시행하고 양사 경영진을 유럽으로 급파한 바 있다.

현대·기아차는 올 하반기 유럽 자동차시장의 불확실성 확대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핵심 차종 판매 극대화 △상품경쟁력 강화 △브랜드 마케팅 강화 △딜러망 경쟁력 향상 등을 적극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천원기 기자 000wonki@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