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현대차 등 완성차 판매실적 개소세 '역풍' 맞았다

천원기 기자
입력일 2016-08-01 16:40 수정일 2016-08-01 17:58 발행일 2016-08-02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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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가 현실이 됐다. 현대차와 기아차 등 국내 완성차 5개사가 정부의 개별소비세 종료로 판매가 급감하면서 지난달 판매 실적이 곤두박질 쳤다.

휴가철로 접어드는 7월이 자동차 판매가 증가하는 성수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장사는 끝났다’라는 평가마저 나온다.

자동차 업계는 올 상반기 정부의 개소세 연장으로 내수 판매를 크게 끌어 올렸지만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연간 판매량은 오히려 감소할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1일 현대차와 기아차, 한국지엠, 르노삼성, 쌍용차 등 국내 완성차 5개사가 지난달 국내에서 판매한 자동차는 총 8만1144대로 전월(16만1062대)보다 절반 가까이 줄었다.

개소세 인하 혜택이 없던 작년 같은 달(13만5471대)과 비교해도 60% 가까이 빠진 상황으로 개소세 종료에 따른 ‘판매절벽’이 현실화하고 있다.

우선 맏형겪인 현대차가 가장 심각하다. 올 상반기 개소세 혜택도 가장 적었고, 노조의 파업까지 겹치면서 지난달 전월보다 31.6% 감소한 4만7879대를 팔았다. 전년대비로도 20.1% 감소한 수준이다. 현대차의 수출도 전년대비 2.0% 감소했다. 그나마 기아차가 전월에 비해 16.2% 감소한 4만4007대를 국내에 판매하며 개소세 종료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 했지만 올 초 출시된 신형 K7, 모하비, 하이브리드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니로 등 신차를 제외하면 대부분 차량들의 판매가 크게 줄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개소세 인하 혜택 종료, 근무일수 감소, 생산차질 등의 영향으로 국내 판매가 줄었다”며 “향후에도 경쟁력 있는 신차를 출시하고 지속적인 판촉활동으로 국내 시장 판매를 늘려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국지엠은 신형 말리부가 국내 중형차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며 선전했지만 ‘개소세 역풍’을 이겨내지는 못했다.

한국지엠은 올해 내수 판매 최단 기간 10만대 판매를 돌파했지만 지난달 총 1만4360대로 전월대비 20.5% 판매가 감소하면서 올 하반기 전망을 어둡게 했다.

한국지엠 역시 경차 스파크를 제외하면 전차종의 판매가 하락했다. 7352대를 판매한 르노삼성도 전월에 비해 31.8% 판매가 감소한 가운데 올초 중형차 시장의 절대강자였던 쏘나타 판매를 앞질렀던 SM6 판매가 반토막 나면서 이달 SM6 출고 고객에게 휴가비를 지원하는 등 대대적인 판촉에 나섰다.

쌍용차도 지난달 7546대를 국내에 팔아 전월대비 22.6% 판매가 감소했다.

쌍용차는 전체 판매를 견인하던 티볼리 판매가 줄면서 타격을 받았다. 롱바디 모델 출시 등 라인업 확대에도 불구하고 전월대비 22.8% 판매가 감소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 연장으로 올 상반기 신차 구매를 희망했던 고객들은 이미 다 출고를 마친 상황으로 볼 수 있다”면서 “올 하반기 판매량 감소를 막기 위한 자동차 업체들이 무리한 판촉으로 출혈경쟁도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천원기 기자 000wonki@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