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요소가 오히려 긍정요인"…하반기 수출회복 조짐 보이나

천원기 기자
입력일 2016-07-31 17:22 수정일 2016-07-31 17:25 발행일 2016-08-01 3면
인쇄아이콘
수출 선적부두에서 대기 중인 현대차
최근 글로벌 경영환경이 개선 조짐을 보이면서 장기적 수출부진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선적을 기다리고 있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생산된 차량들의 모습. (연합)

올 하반기 글로벌 경영 환경이 개선되면서 우리나라 수출에 청신호가 켜졌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으로 한국과 가장 치열한 수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일본이 엔고로 가격 경쟁력 하락이라는 뜻밖의 상황에 직면했고 중국, 러시아, 브라질 등 고착화하던 신흥국 경기 부진도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면서 경기 민간 업종인 전자, 자동차 업계가 반색하고 있다.

그동안 대표적 수출 불안요소로 꼽혀왔던 환율, 신흥국 경기 둔화가 이제는 수출 환경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수출 확대를 위한 기업들의 움직임도 본격화하고 있다.

31일 국내 산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 수출 전망이 가장 밝은 업종은 삼성과 LG로 대표되는 국내 전자 업계다.

우선 브렉시트 여파가 제한적이고 삼성전자의 경우 올 하반기 V낸드 공급 증가로 반도체 부문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분석된다. 디스플레이 부문도 LCD 패널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의 수요 증가로 긍정적인 분위기다.

LG전자는 프리미엄 상품을 앞세워 수익성 개선 추세가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흥국 경기 둔화로 올 상반기 수출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던 현대차와 기아차 등 국내 완성차 업계도 수출 확대의 희망이 싹트기 시작했다.

우선 기아차 멕시코 공장이 가동을 시작한데 이어 현대차 중국 충칭, 창정우 공장이 올 하반기 본격 가동되면서 물량 공급이 원활해질 전망이다.

한국산 자동차의 수출 핵심인 1.5리터 소형차 모델에 대한 유럽연합(EU) 지역의 관세가 사라지는 것도 전망을 밝게 한다. 다양한 친환경차와 신모델이 투입되는 것도 수출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대차가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글로벌 판매를 본격화하고, 르노삼성 자동차가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SM6의 수출을 시작하는 것도 자동차 수출 확대에 상당한 기여가 예상된다.

정유화학 업종은 올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당분간 호황 국면을 지속할 것으로 관측됐다.

저유가가 안정화되면서 전체 수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아시아 지역의 석유 및 석유화학 제품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을 필두로 한 국내 조선 업계도 ‘구조조정’이라는 잠재적 불안 요인이 존재하지만 비핵심자산 매각 등의 자체 구조조정과 고부가가치선 개발을 통해 회복 사이클에 대비하고 있다.

최근 정부가 해경 함정, 군함 등 선박 61척 건조를 국내 중소 조선사에 긴급하게 밀어준 것도 조선업 경쟁력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보여지고 있다.

국제무역연구원은 “세계경기 부진, 무역환경 유·불리 등 대외변수에 좌우되지 않고 무역 1조 달러의 조기 회복과 수출 기업의 경쟁력 향상, 수출구조의 고도화를 위한 종합적인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천원기 기자 000wonki@viva100.com